서론
당뇨병 인구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이다. IDF (Inter-national Diabetes Federation)는 2021년 당뇨병 인구를 53억 명으로 추산하고, 2024년에는 그 수가 46% 증가하여 78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였다[1].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2022년 Diabetes Fact Sheet에 따르면 2020년 기준 30세 이상 성인 6명 중 1명(16.7%)이 당뇨병을 가지고 있었다[2].
과거 2형당뇨병은 중년, 노년에서 발생한다고 인식되어 왔으나 최근 조기 발병(early-onset) 2형당뇨병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IDF Diabetes Atlas는 20∼39세 당뇨병 인구가 2013년 6천3백만 명(2.9%)에서 2021년 2억 6천만 명(3.8%)으로 증가를 보고하였다[3]. ‘조기 발병’에 대한 나이의 정의와 경계점이 현재 명확하지는 않으나 40세 미만에 진단된 경우 그 이후의 진단과는 다른 특성을 보일 것이라는 정의가 통용되고 있다[4]. 조기에 2형당뇨병이 진단된 경우 유병기간의 증가로 인하여 만성합병증 발생 위험이 증가하고, 합병증 발생 나이가 빨라지면서 이로 인한 삶의 질 저하, 조기 사망 등 여러 문제점을 동반하게 된다[5]. 조기에 발생한 2형당뇨병은 중년 및 노년에 발생한 2형당뇨병과 다른 특성을 보이므로[4,5] 접근방식 또한 다르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본론
1. 특성
1) 위험인자
청소년 시기에 2형당뇨병이 발생하는 위험 요인은 후기에 발생하는 2형당뇨병과 유사하나 이러한 위험 요인들이 더 강하게 작용한다[9]. 비만은 2형당뇨병의 주된 원인으로 청소년 2형당뇨병 환자 중 약 90%가 비만을 동반하였다. 초기에, 특히 지속된 비만에 대한 노출은 2형당뇨병 발생에 중요한 요인이다[10]. 비만에 대한 초기 노출은 청소년 시기에 2형당뇨병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지만, 만약 청년기 전에 체중이 정상화된다면 이 위험이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다[11]. 영국에서는 2형당뇨병을 가진 청소년 중 80% 이상이 2형당뇨병의 가족력을 보고하였다. 이는 공유된 유전적 위험과 유사한 가정 환경 및 생활 양식의 영향으로 생각할 수 있다[12]. 태아기 노출, 즉 임신 중 영양부족 또는 비만, 그리고 임신 중 당뇨병은 태어난 아이에서 비만과 당뇨병의 위험도를 증가시켰다[13]. 조기 발병 2형당뇨병 환자들에 대한 SEARCH 연구에서 임신당뇨병과 비만은 조기 발병 2형당뇨병 위험도 증가와 관련이 있었으며[14], TODAY (Treatment Options for type 2 Diabetes in Adolescents and Youth) 연구의 12년간 추적분석에서는 산모의 당뇨병력이 조기 발병 2형당뇨병 아이의 빠른 혈당악화 및 베타세포기능 악화와 연관되었다[15]. 환경오염과 내분비교란인자 또한 그 위험도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16].
2) 빠른 진행
2형당뇨병을 가진 청소년은 그 원인이 명확하지는 않으나 베타세포기능 손실 속도가 가속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형당뇨병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것으로 생각된다. 20세 미만 2형당뇨병 환자에서 치료선택을 연구한 TODAY 연구에서 무작위 배정 시 초기 베타세포 정도와 당화혈색소는 혈당 유지의 독립적 예측인자였다[17]. 치료실패를 경험한 대상자는 그렇지 않은 군보다 낮은 베타세포기능을 가졌다. 두 군 간 인슐린감수성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비슷한 결과가 RISE (Restoring Insulin Secretion) 연구[18] 및 유럽[19], 홍콩[20]에서 시행된 대규모 인구를 기반으로 한 연구에서도 확인되었다. 베타세포기능 손실 외에도, 2형당뇨병을 가진 어린이와 젊은 성인에서 인슐린감수성 저하가 관찰되어[21] 조기 발병 2형당뇨병 악화에 시너지 효과를 나타내리라 예측된다.
3) 유전요인
청소년 2형당뇨병 환자에 대한 최초 GWAS (genome-wide association study)가 2021년 시행되었고[22] PHF2의 rs10992863을 포함한 7개의 유의한 loci가 확인되었다. 이에는 이전에 어른에서 보고되었던 TCF7L2, MC4R, CDC123, KCNQ1, IGFBP2, SLC16A11이 포함된다. 변이들은 청소년 2형당뇨병에서 더 강한 영향력을 보여 성인보다 청소년 2형당뇨병에 유전학적 영향이 좀 더 클 것으로 예측된다.
2. 조기 발병 2형당뇨병에서 합병증
역학연구들은 2형당뇨병에서 심혈관질환, 하지절단, 신장합병증 등 당뇨병합병증 발생률의 감소를 보고하나[23,24] 이러한 현상은 조기 발병 2형당뇨병 인구에서는 예외이다. TODAY 연구의 15년 추적결과에서는 80%의 청소년에서 평균 26세에 적어도 하나의 미세혈관합병증이 발생되었다[25]. 후기 발병 2형당뇨병보다 조기 발병 2형당뇨병에서 심혈관질환, 신장질환, 그리고 사망률이 동연령에서 높았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26]. 그러나 나이가 증가하며 심혈관대사 사망률 또한 증가하므로, 유병기간과 무관하게 젊은 나이 진단이라는 진단연령만으로 합병증 발생이 증가할지 여부는 명확히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26개의 관찰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에서 당뇨병 진단나이가 1세 증가할수록 현 나이에서 심장 및 신장질환의 위험도 및 사망률은 3∼5% 감소되었다[27].
또한 우울증, 불안장애, 당뇨병 관련 스트레스 발생률은 조기 발병 2형당뇨병 환자에서 높았다[4]. 청소년 및 젊은 성인에서의 2형당뇨병 진단, 그리고 당뇨병합병증의 발생은 교육과정, 고용, 사회생활, 가족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정신적 측면에서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3. 조기 발병 2형당뇨병 환자의 관리
중년 및 노년에 발생한 2형당뇨병과 함께 조기 발병 2형당뇨병 환자에서도 건강한 생활습관은 중요하다. 약제 선택은 18세 미만과 젊은 성인에서 차이가 있다. 현재까지의 증거수준에서는 젊은 성인은 후기에 발병한 2형당뇨병 환자와 같은 방법으로 치료되나, 주요 약제 연구에서 이들이 저평가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청소년 2형당뇨병 환자에서 승인된 약제는 메트포민, 인슐린, GLP-1수용체작용제(glucagon-like peptide-1 receptor agonist)로 그 사용 범위가 제한적이다[4]. SGLT2억제제(sodium glucose cotransporter 2 inhibitor) 중 다파글리플로진의 10∼24세 2형당뇨병 환자 72명을 포함한 3상연구에서 당뇨병케토산증은 발생되지 않았다[28]. 10∼17세 158명을 대상으로 한 최근 DINAMO (Efficacy and safety of the SGLT2 inhibitor empagliflozin versus placebo and the DPP-4 inhibitor linagliptin versus placebo in young people with type 2 diabetes) 연구에서 엠파글리플로진군은 대조군에 비하여 0.84%의 당화혈색소 감소를 보였다[29]. 이러한 연구들은 조기 발병 2형당뇨병에서 SGLT2억제제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며, 승인을 위해서는 대규모 연구가 요구된다. 어떻게 약제를 증량하고 병합할지, 조기에 2개의 약제 또는 3개의 약제를 병합하는 것이 이득이 있을지, 체중감량에 어떠한 약제가 효과적일지 등 그 접근방향에 대하여 향후 더 많은 연구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