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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행결장 정맥류에 의한 하부위장관 출혈
증례: 48세 남자가 다량의 혈변을 주소로 응급실을 방문하였다. 내원 전날부터 하루 네 차례 선홍색 혈변을 변기에 가득 채울만큼 보았다고 하였다. 내원 당시 혈압은 121/84 mmHg, 맥박수는 115회/분, 체온은 37.1℃였다. 복부 진찰에서 장음은정상이었고, 압통은 없었으며, 이동둔탁음은 관찰되지 않았다. 말초 혈액 검사에서 혈색소 12.7 g/dL, 헤마토크리트 36.3%, 백혈구 4,250/mm3, 혈소판 41,000 /mm3였다. 혈액 화학 검사에서 BUN 8.7 mg/dL, 크레아티닌 0.84 mg/dL, 총 단백 7.0 g/dL, 알부민 2.9 g/dL, AST 55 U/L, ALT 12 U/L, 총 빌리루빈 5.2 mg/dL였으며, 혈액응고 검사에서 prothrombin time 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 1.56 (48.2%)로 나타났다. 과거력 상 고혈압, 통풍, 그리고 알코올성 간경변(child class B) 등으로 추적하며 복수로 인한 입원력이 있었고, 2달 전 예방적 식도정맥류 결찰술을 받은 과거력이 있었다. 최근 1주일 전부터 식사를 거르는 일이 잦았고, 약간의 어지러움과 가슴 두근거림을 호소하였다. 하지만 과거처럼 복부팽만의 악화 등은 보이지 않았다.
내원 이후 수축기 혈압 저하와 맥박상승이 지속되는 모습을 보여 우선적으로 시행한 상부위장관내시경 검사에서 과거 시행한 내시경정맥류결찰술(endoscopic variceal ligation, EVL)에 의한 반흔과 경도의 정맥 확장 소견이 관찰되었으나, 뚜렷한 출혈 의심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Polyethylene glycol (PEG) 2 L를 이용하여 장정결을 한 뒤 시행한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근위부 상행결장에 부드러운 점막형태를 보이면서 완만한 둔덕을 이루는 대장병변 1개가 관찰되었다(Fig. 1). 해당 병변 중심에 부착되어 있는 매우 작은 응고혈액이 관찰되었으며, 감별진단으로 대장의 점막하종양, 점액낭종, 이소성췌장, 정맥류, 용종 등의 질환이 고려되었다. 해당 병변 이외에는 대장 전역에 걸쳐 최근의 출혈 증거가 없어 활동성 출혈은 현재 없다고 판단되었고, 간경변과 혈소판감소증에 의한 장점막의 자발적 삼출성 출혈이 원인이었을 것으로 생각하여 혈소판 수혈 등의 지지적인 치료를 통해 경과를 관찰하기로 하였다. 한편, 치상선에도 정맥 울혈이 관찰되었으나 출혈 흔적은 없었으며, 이에 특별한 지혈술 없이 초기 대장내시경을 종료하였다.
하지만 환자는 검사 이후에도 지속되는 간헐적 혈변을 보였으며, 일시적으로 맥박 상승과 함께 수축기 혈압이 70 mmHg까지 떨어지는 등 하부위장관출혈 지속이 의심되었다. 이에 시행한 복부 전산화단층촬영에서 결절성 간표면, 간 위축, 비장비대 등의 알코올성 간경화 소견과 함께 상행결장의 정맥류 소견이 확인되었다(Fig. 2). 이 상행결장의 정맥류에서 조영제 누출은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우리가 초기 대장내시경에서 관찰한 용종성 병변은 대장정맥류이며, 현성 정맥류 출혈이 지속될 가능성에 대해 다음 날 추적 대장내시경 및 출혈지혈술을 시행하기로 하였다. 전일 초기 대장내시경에서 관찰된 혈전을 동반한 용종성 병변을 다시 관찰해 보니 서로 이어진 모습이었으며, 약간의 푸른색 빛깔을 띠는 점막하 낭성 변화가 확인되었다(Fig. 3A). 이에 정맥류 지혈술을 위해 시아노아크릴레이트(Histoacryl; B. Braun, Melsungen, Germany)와 리피오돌 혼합액 총 2.6 mL (시아노아크릴레이트 0.5 mL+리피오돌 0.8 mL를 혼합한 용액을 만들어 총 2회)를 주입하였다(Fig. 3B). 시술 이후 혈변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이후 촬영한 복부 단순방사선 사진에서 오른쪽 하복부의 리피오돌에의한 국소 고음영이 관찰되어(Fig. 4) 정맥류 폐색술이 효과적이었음을 확인하였다. 환자는 이후 혈색소의 안정화가 유지되었고, 퇴원하여 외래에서 추적 관찰 중이다.
진단: 대장의 이소성 정맥류 출혈
이소성 정맥류는 위와 식도를 제외한 부위에서의 문맥전신 단락으로 인해 확장된 정맥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직장을 제외한 대장정맥류 출혈은 매우 드문 편인데, Watanabe 등1에 따르면 전체 이소성 정맥류 출혈 환자의 2.6% 정도가 대장정맥류 출혈이었다. 대장정맥류 출혈의 가장 흔한 부위는 맹장과 직장이며, 질환보고가 드물기 때문에 구체적인 각 결장 분절별 발병률은 알려지지 않았다.2 이와 같은 이소성 정맥류 출혈(ectopic variceal bleeding)의 기저 질환들로는 간경화증이 80%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특발성 문맥 폐쇄 등에 의해 문맥압이 증가되는 상황, 울혈성 심부전이나 급성 췌장염의 합병증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그 외에도 혈전증, 외부 압박, 종양, 수술 후 복강 내 유착 등으로 장간막 정맥 순환에 저항받는 경우나 극히 일부에서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특발성 대장정맥류와 선천적 혈관 이상에 의한 변화도 보고되고 있다. 간경변증에서 위와 식도를 제외한 부위에서의 정맥류 출혈은 대량의 출혈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3 간경변과 문맥압항진에 따른 대장정맥류 출혈 증례들을 살펴보면,4 출혈 정맥류의 위치는 모든 대장 분절에서 나타났으며, 대부분 다량의 혈변이 발생하여 병원을 방문하였다. 하지만, 증례가 비교적 드물기 때문에 아직까지 이에 대한 정립된 치료법이 없는 상태이다.
본 환자와 같이 간경변의 과거력을 가진 환자가 토혈 없이다량의 혈변을 주소로 내원한 때에는 혈역학적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며, 우선 상부위장관내시경 검사를 시행하여 위식도정맥류와 소화성 궤양 등에 의한 대량 상부위장관 출혈을 배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부위장관 출혈이 배제된 경우 문맥압항진증에 의한 대장정맥류 출혈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본 예에서는 초기 대장내시경 평가에서 대장정맥류가 미란을 가진 대장용종으로 오인되었다. 이와 같이, 내시경 검사로 대장용종으로 오인되면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큰 위험은 이를 절제하려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대장내시경을 좀더 가까이 접근해 확대 관찰해 볼 때에 대장용종은 주변 점막과 경계가 비교적 분명한 반면, 대장정맥류의 경우는 보라색의 점막하 색조변화를 갖고 있으며, 경계가 불분명하고, 주위에 연결된 다른 결절성 변화가 함께 관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별이 어렵다면, 복부 전산화 단층 촬영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복부 전산화 단층 촬영은 장정결 상태가 불량한 경우에 초기 검사로도 사용될 수 있다. 주로 지연기(delayed phase)에 간문맥이 조영되면서 함께 조영된 이소성정맥류의 위치와 연결된 혈관 구조물을 파악할 수 있다. 본증례에서도 복부 전산화 단층 촬영의 도움을 받아 대장내시경검사 결과에 대한 정확한 해석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대장정맥류 출혈의 치료는 주로 내시경 또는 혈관조영술을 통한 지혈술을 통해 이루어진다. 내시경을 이용한 지혈술은 시아노아크릴레이트를 이용한 내시경정맥류폐쇄술(endoscopic variceal obliteration, EVO)이나 일부 위내시경을 이용할 수 있는 원위부 결장의 병변인 경우 내시경정맥류결찰술(EVL)을 통해 이루어진다. 상행결장 정맥류의 경우에는 결찰 기구를 대장내시경 선단에 부착할 수가 없기 때문에 EVL을 시도하기 어렵다. 본 증례의 경우에도 상행결장의 정맥류출혈이 의심되었으므로 EVO를 시행하였다. 일부 증례 보고에서 EVO 시행 후 재출혈이 발생한 경우들이 있으며,5,6 이 경우 충분한 양의 경화제가 주입되지 못하였을 가능성이 제시되었다. 따라서, 방사선 비투과성 조영제(radio-opaque contrast agent)인 리피오돌의 분포가 시술 부위 국소적으로 충분하고도 치밀하게 분포되어 있는지 단순방사선 촬영이나 컴퓨터단층촬영의 조영 전 영상(precontrast image)을 통해 확인하여 효과적인 지혈술 시행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한편, 내시경적 출혈지혈술 시행이 어렵거나 실패한 경우 경정맥경유간내문맥전신순환션트(transjugular intrahepatic portosystemic shunt, TIPS)를 시도해 볼 수 있다.5,7 TIPS의 경우는 문맥 감압(portal decompression)뿐만 아니라 상장간막정맥촬영술을 통해 대장 정맥류 주변까지 카테터 접근이 가능해 색전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만약 내시경적 치료와 TIPS 모두가 어렵거나 실패한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8
본 증례는 기저질환으로 간경변을 가진 환자가 혈변으로 내원하였고, 초기 대장내시경에서 대장용종의 삼출성출혈이 의심되었으나 이후 대장정맥류출혈로 진단되어 내시경적으로 치료된 사례이다. 문맥고혈압을 동반한 간경변 환자가 대량의 하부위장관 출혈을 주소로 내원한 경우, 대장내시경 상의 돌출된 점막이 용종으로 오인될 수도 있으나, 대장에서 발생한 정맥류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대장정맥류 출혈은 이와 같이 드물기 때문에 흔히 간과할 수 있으나 불량한 예후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대량의 출혈을 동반한 대장정맥류출혈이 의심된다면 내시경에 근접하여 확대 관찰하고, 복부전산화단층촬영 등을 통해 정맥류의 유무와 위치를 확인하는 노력을 통해 합병증 발생과 사망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Notes

Financial support

None.

Conflict of interest

None.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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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A polypoid lesion in ascending colon found during initial colonoscopy. The lesion had a central dip with reddish spot, without active blee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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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2
Abdominal and pelvic computed tomography at admission day shows markedly dilated venous structures around ascending colon (arrows), suggesting colonic varices. No sign of contrast extravasation was no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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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3
Images of follow-up colonoscopy. (A) Cystic mass with submucosal light blueish color, suggesting ascending colon varix. (B) Endoscopic variceal obliteration using solutions mixed with histoacryl and lipiod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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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4
Abdominal X-ray examination showing a large amount of lipiodol-mixed histoacryl remaining at the site of colonic var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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