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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성 췌장암 환자에서 분자유전학적 검사 후 시행한 맞춤 치료의 효과
요약: 췌장암은 매우 불량한 예후를 나타내는 암종으로, 최근 새로운 항암화학요법들이 소개되며 치료 성적의 향상이 보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성 췌장암의 중앙 생존 기간(median overall survival)은 여전히 12개월 내외에 머무르고 있다.1 최근 분자 유전체 프로파일링(molecular profiling) 기술이 발전하면서, 임상적/전임상적 근거를 바탕으로 표적치료제를 통한 치료 성적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치료 가능한 분자 변이(actionable molecular alterations)를 찾고, 이에 따라 개별화된 맞춤 치료를 시행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1999년 미국에서 설립된 ‘췌장암 행동 네트워크’ (The Pancreatic Cancer Action Network)는 ‘Know Your Tumor’ (KYT) 프로그램을 통해 췌장암 환자 각각의 분자유전학적 정보를 분석해 환자 및 의료진에게 제공함으로써 개별화된 치료(personalized medicine)에 좀 더 다가가고자 하였다.2 본고에서 소개할 연구는 KYT 프로그램에 등록되어 치료 가능한 분자변이를 확인하고, 이에 따른 맞춤 치료(matched therapy)를 받은 환자들의 치료 성적을 확인한 연구이다.
본 연구의 저자들은 2014년 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KYT 프로그램에 의뢰된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성, 전이성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후향적 연구를 진행하였다. 조사 결과 해당 기간 KYT 프로그램에 의뢰된 총 1,856명의 환자 중 58%인 1,028명의 환자가 분자유전학적 프로파일링을 통해 개인화된 보고서를 받을 수 있었으며, 치료 가능한 분자 변이는 26%인 282명의 환자에서 확인되었다. 지속적인 추적 관찰을 통해 치료 성적을 확인할 수 있었던 환자는 677명이었는데(중앙 추적 관찰 기간: 383일), 이 중 189명이 치료 가능한 분자 변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이들 중 맞춤 치료를 받은 환자는 46명이었다. 맞춤 치료를 시행 받은 환자(matched therapy군, n=46)의 중앙생존값(median overall survival)은 2.58년(95% CI 2.39 - not reached)으로, 치료 가능한 분자 변이가 확인되었으나 맞춤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unmatched therapy군, n=143)의 중앙생존값인 1.53년(95% CI 1.33-1.87)에 비해 통계학적으로 유의하게 길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hazard ratio [HR] 0.42, 95% CI 0.26-0.68; p=0.0004). 또한 맞춤 치료를 시행 받은 환자들을 치료 가능한 분자 변이가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488명의 환자들과 비교하였을 때도 생존기간이 통계학적으로 유의하게 긴 것으로 확인되었다(2.58년[95% CI 2.39 to not reached] vs. 1.32년[1.25-1.47]; HR 0.34 [95% CI 0.22-0.53]; p<0.0001). 반면, unmatched therapy군 환자들과 치료 가능한 분자 변이가 확인되지 않은 환자들의 생존 기간을 비교하였을 때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1.53년 vs. 1.32년, HR 0.82 [95% CI 0.64-1.04]; p=0.10). 맞춤 치료를 받은 환자들 중 대부분은 2차 치료(second-line therapy) 또는 그 이상의 치료요법으로 표적치료제를 투여 받았으며, 단독약제를 사용한 환자들이 대부분이었으나, 일부 환자에서는 gemcitabine이나 capecitabine과 같은 세포독성 항암제와 병용투여되기도 하였다. 저자들은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혼란변수(confounding factor)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성별, 나이, 병기, 백금계 기반 요법(platinum-based regimen) 사용 유무 및 2차 치료 이상 시행 여부 등을 포함한 다변량 회귀분석을 시행하였고, 또한 진단 시 병기, DNA 손상회복 기전과 연관된 변이의 유무에 따른 소집단 분석(subgroup analysis)을 추가적으로 수행하였으며, 이들 추가 분석 후에도 matched therapy군 환자의 생존 기간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긴 것을 확인하였다.
해설: 2019년 개정된 췌장선암에 대한 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권고안에서는 췌장암으로 진단된 모든 환자에서 생식세포 유전자 검사(germline testing)를 시행할 것과, 전이성 병변을 가진 췌장암 환자에서 분자진단 검사(molecular analysis)를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3 특이 전이성 췌장암 환자 중, BRCA 1/2 유전자의 변이가 확인된 환자의 경우 1차 치료제로 FOLFIRINOX 병합요법이나 Gemcitabine, Cisplatin 병합 요법과 같은 백금계 기반 요법의 사용을 권고하고 있으며, 1차 치료제 사용 4-6개월 이후까지 질병의 진행(disease progression)이 없는 경우 Olaparib을 유지요법(maintenance therapy)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와 같은 권고안의 기저에는 환자 개개인의 특징에 부합하는 맞춤 치료를 통해 치료 성적을 개선할 수 있다는 임상적 근거들이 존재한다.
최근 수행된 연구들에서 췌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분자유전학적 프로파일링을 시행하였을 때, 약 12-25%의 환자들에서 치료 가능한 분자변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보고되었으며, 본 연구의 환자집단에서도 약 26%의 환자가 치료 가능한 분자변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4,5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분자변이는 BRCA 1/2 돌연변이를 포함한 DNA 손상 반응 경로(DDR pathway)와 관련된 변이이며, 이 외에도 DNA 불일치 복구 결함(DNA mismatch repair deficiency, dMMR) 및 현미부수체 불안정성(microsatellite instability)과 뉴로트로핀 티로신 수용체 키나제(neurotrophic tyrosine receptor kinase, NTRK) 융합유전자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분자변이를 대상으로 한 표적치료제들은 최근 미국식품・의약품국(FDA) 승인을 받은 후 환자에게 투여되고 있는데, 2017년 FDA 승인 후 현미부수체 불안정성이 확인된 환자에게 사용 중인 Pembrolizumab (KEYTRUDA®)을 포함하여, NTRK 융합유전자가 확인된 고형암에서 Larotrectinib (VITRAKVI®), BRCA 돌연변이가 확인된 환자에서 Olaparib (LYNPARZA®)의 사용이 승인되었다.6-8 또한 BRCA 돌연변이를 가진 난소암 환자의 치료제로 승인된 Rucaparib이나, 비소세포성 폐암의 치료제로 승인된 Veliparib과 같은 다른 다중 에이디피 당중합효소억제제(poly [ADP-ribose] polymerase inhibitor)들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어 앞으로 췌장암 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을지 기대되고 있다.9,10
췌장암 환자에서 표적치료제 사용에 관한 국내 실정을 살펴보면 Pembrolizumab (KEYTRUDA®)의 경우 DNA 불일치 복구 결함이나 현미부수체 불안정성이 확인된 고형암 환자들에게 사전신청요법을 통해 투여되고 있다. 하지만 Olaparib (LYNPARZA®)의 경우 허가대상이 기존의 난소암에서 HER-2 음성 유방암에서까지 확대되었으나, 췌장암에 대한 사용 허가는 취득하지 못하였으며, Larotrectinib (VITRAKVI®) 역시 NTRK 융합유전자가 확인된 성인 및 소아의 고형암 치료제로 2020년 5월 국내 허가를 획득하였으나 아직 췌장암 치료에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 사용된 것으로 보고된 Crizotinib (표적: ALK 융합유전자), Trametinib+Dabrafenib (BRAF 돌연변이), Cediranib (CDK4 돌연변이) 및 Brigatinib (ATM 돌연변이, ROS1 융합)은 췌장암에 대한 치료제로서 아직 FDA 승인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환자에게 투여하는 데 제한점이 있다. 약제 선택의 제한과 함께 분자 유전체 검사에 소요되는 비용 부담과 전액 본인 부담인 약제비용 역시 맞춤 치료를 시행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도 전체 환자의 약 5%, 치료 가능한 분자변이가 확인된 환자의 약 24%의 환자만이 맞춤 치료를 시행 받을 수 있었는데, 저자들은 췌장암의 나쁜 예후와 더불어 약품의 수급과 비용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였다고 언급하고 있다.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 실제의 데이터(real-world data)를 보여주기 위해 비개입(non-interventional), 후향적 연구로 설계되어 일관된 프로토콜이나 무선할당(randimization)된 대조군이 없고, 표적치료제의 사용 시점(2차 또는 3차 이상)과 병용약물이 다양하였던 점을 우선 생각할 수 있으며, 적극적으로 맞춤 치료를 받은 환자군의 전신 상태와 사회경제적 지위(socioeconomic status)가 그렇지 않은 환자들과 차이가 있어 잠재적인 비뚤림(bias) 요인으로 작용하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투약의 근거가 되는 임상 연구들의 대상 환자군이 췌장암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아(disease-agnostic), 등록된 췌장암 환자의 수가 적은 점과 우리나라에서 사용 불가능한 약제들이 많다는 점도 한계점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맞춤 치료를 시행한 환자들과 그렇지 않은 환자들의 생존 기간에 대해 체계적으로 고찰한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또한, 2, 3차 요법뿐 아니라, 4-6차 요법으로 맞춤 치료제가 사용되었을 때도 임상적 이익을 확인할 수 있었던 사례가 있었고, 약제불내성이나 독성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한 환자가 많지 않았다는 점은 임상 현장에 전달하는 희망적인 메시지로 생각된다. 앞으로 맞춤 치료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많이 발표되고 임상적인 경험이 더욱 더 축적된다면 췌장암 진단 시 분자유전체 검사를 시행해 치료 가능한 분자 변이가 있는지 확인하고, 초기부터 표적치료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함으로써, 환자의 예후를 개선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Notes

Financial support: None.

Conflict of interest: None.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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