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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IS는 어떻게 탄생하였고 우리는 어떻게 개선시킬 것인가?
의료관련감염병의 통제를 위해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할 것은 충분하게 보상을 받는 인력으로[1] 신뢰할만한 감시체계를 운영하여 정확한 병원역학을 파악하는 것이다[2]. 이번 호에서는 김탁 등이 다른나라의 체계와 전국의료관련감염관리체계(Korean National Healthcare-associated Infections Surveillance System, KONIS) 감시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의 평가를 고찰하여 앞으로 개선해 가야할 방향에 대해서 시의적절하게 기술하였다.

무엇이 한 나라의 감염병 감시체계를 결정하는가?

우리나라 의학 문헌의 서론에는 유달리 “선진국(developed 또는 advanced country)”과 비교하는 문구나 “OECD 국가 중 몇 번째이며..”등의 문구가 많이 등장한다. 이는 대한민국이 한국전쟁 이후 오랫동안 경제적으로 저개발국가(underdeveloped country), 즉 “후진국”이었던 역사의 잔상이 너무 큰 나머지 국가의 경제적 위상으로 사회의 모든 것을 해석해온 습관 때문이 아닐까? 국민소득의 많고 적음은 보건의료에도 당연히 구체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의료체계, 역대 정부의 정책, 국민들의 의료를 이용하는 습관, 문화 등 여러가지 요소에 대한 역사적인 이해 없이 우리의 의료를 경제적인 개발 수준으로만 논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의 의료는 독특하게도 보험급여를 지급하는 보험자(insurer)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라는 단일 국가 보험회사이고 급여를 받아 진료를 하는 기관은 대부분 경쟁적인 민간의료기관이다. 이는 과거 권위주의적인 정부의 보건정책으로 인위적인 국가 보험체계가 성립될 수 있었던 것이 대부분의 시장경제체제의 서방세계에 속한 다른 나라와 다른 점이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애타게 짝사랑하고 모델로 삼고 싶어했던 이른바 “선진국 의료”라는 유럽이나 북아메리카의 의료를 한국에 이식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만, 반대로 그들이 다른 나라가 한국의 의료를 동경하여 따라하려고 한들 그것도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의료는 선진국과 후진국 의료로 나뉘어 있는 것이 더 이상 아니다.

다른나라의 감시체계의 역사적 배경와 형태

대표적으로 미국과 같은 민간의료보험 급여로 운영되는 의료에서는 민간병원은 비용효율을 만족하는 복수 보험자와 계약을 통해 운영을 하기 때문에 국가가 직접적인 간섭이나 중재가 없기 때문에 환자의 안전이라는 측면에서 미국 보건당국은 민간의료기관의 의료관련감염의 실태를 적극적으로 그리고 공개적으로 조사해야 할 필요성과 재정적인 여지가 있다. 또한 직접적인 감염률을 공개하지 않는 나머지 대부분의 나라들에 비해서 미국은 감염률이 감염관리 체계보다 더 직접적인 감염관리 지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3]. 그리하여 일찍이도 1970년부터 국가가 직접 운영하는 미국병원감염감시체계(National Nosocomial Infections Surveillance System, NNIS)는 중환자실을 시작으로 그 감시체계가 시작되었다. 물론 개별 병원의 참여는 자율적임에도 이러한 공개적인 감시는 병원 감염관리의 비용과 노력을 덜어주고 그 성적은 병원의 질평가와 홍보의 수단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참여기관에도 일종의 보이지 않는 긍정적인 인센티브가 존재한다고 평가한다. 2005년에는 NNIS가 미국보건안전네트워크(National Healthcare Safety Network, NHSN)로 이름을 바꾸는데, 기술적으로 웹기반의 전산화된 감시체계로 업그레이드 되었을 뿐 아니라 환자의 안전에 위해가 되는 의료관련감염의 범위를 혈액투석실 등 다양한 진료단위로 확대적용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감시체계 자체는 막중한 인력이 필요한 노동집약적인 사업이기 때문에 미국의 NNIS, NHSN도 모든 의료기관을 참여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미국의 NHSN의 상대격인 우리의 KONIS가 시작되었던 2006년만 해도 상대적으로 전체 종합병원 중 감시체계에 참여하는 병원의 분률이 오히려 한국이 미국보다 월등하게 높았을 정도였다.
반면 유럽과 영연방 국가 같은 국가보험 의료에서는 보험 재원과 종합 병원 운영이 대부분 국가에 귀속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이미 진료가 수가나 감염관리의 세부적인 영역에서 국가정책의 직접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을 감안했을 것이기 때문인지 미국에 비해서 간소하게 운영되는 편이고 초기에는 전향적인 감시가 아닌 시점 유병률(point prevalence) 감시인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조사방식은 질병의 발병률 개념의 조사가 아니기 때문에 의료기관의 정확한 병원역학과 감염관리의 위험비교 보다는 전국적인 질병의 부담을 측정하는 정도의 이득 밖에 없다. 그렇지만 점진적으로 유럽도 부분적으로는 미국과 같은 감시체계를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이는 의료기관의 감염관리 수준과 감염관리의 중재를 평가함에 있어서 주요 의료관련감염의 정확한 발병률을 지표로 해야하는 필요성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KONIS의 현 주소와 장점을 살리는 방안

KONIS는 한국의 독특한 상황에서 탄생하였다. 대한의료관련감염학회(구 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는 학회가 창설되자마자 처음한 사업이 1996년[4], 2004년, 2005년 몇 개 대학병원 중환자실의 의료관련감염의 첫 조사였다. 이후 2006년 KONIS가 질병관리본부의 용역과제 형태로 시작하였지만 당시 시작 멤버들의 열정과 자발성이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감시체계를 이끌고 갈 조직이나 예산에 대한 고민 없이 시작되었다. 상황으로 본다면 한국은 감시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인력충원 없이 부분적인 행정 재원만 국가로부터 지원받는 감시체계였기 때문에 미국 NHSN 수준의 감시를 운영하는 것이 무리였을 것이지만 우리는 시작부터 유럽식 감시가 아닌 미국 NHSN 식 포괄적인 감시체계를 선택하였는데 여기에는 낮은 의료수가에도 불구하고 광범위 항균제의 사용으로 인한 항균제 내성[5]과 높은 기구사용율[6]로 의료관련 감염의 문제[4]가 유럽에 비해서 심각하다는 유럽과 다른 상황이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부족한 감염관리 인력과 자원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감시체계는 시작부터 감염관리의 개선을 긍정적으로 보고할 수 있었고[7,8] 감시수준을 평가하기도 하였으며[9], 이후 의료기관의 평가와 감염예방관리료 지급과 관련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까지 이르렀고 내외과 감염지표 개선의 성과[10,11]를 냈으며 점진적으로 더 대상기관을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김탁 등에 의하면 KONIS에 참여하는 전문가 구성원들이 중요한 요소로 지목한 것 중 비밀보장, 전문성 보장 부분은 국가기관이 직접 감염을 조사하는 형태가 아니라 의료기관 내에서 자발적으로 조사를 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낮게 보고하지 않고 정확한 보고를 보장하기 위해서 당연히 전제되어야한다. 그러나 그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의료체계의 특성 때문에도 그렇게 되어야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같은 기준으로 치료나 감염관리에 대해서 급여수가를 통해 긴밀하게 국가가 개별의료기관을 중재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감염관리를 위해서 의료기관이 선택 할 수 있는 정책의 다양성이 미국 같은 나라에 비해서는 보장되지 않는다. 그런 제한적인 의료의 상황에서 개별의료기관의 의료관련 감염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대부분 국가가 주도하는 의료체계를 가진 나라에서는 경쟁적으로 감염률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 각 병원의 감염관리실은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신종감염병의 위기대응까지 포함해서 다양한 업무를 하면서 각 병원의 의료관련감염 감시를 부족한 인력으로 자발적으로 하고 있고 KONIS는 질병관리본부의 용역사업형태로 취합한 데이터의 관리와 참여병원 교육과 모니터링을 감당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혜택이 많은 우리나라의 공공성이 강한 의료의 장점과 효율을 모두 살리면서 더 안정적인 감시체계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로 인해서 위상이 높아진 질병관리본부가 여러가지 감염관리 관련 감시체계를 통합해서 직접 행정적인 주체로서 운영을 하되 지금과 같은 형태의 자발적인 감염감시가 가능하기 위해서 결핵이나 에이즈 상담사업과 같이 국가가 감염관리 인력 중 일부 감시인력의 인건비 부분을 점진적으로 부담을 해야한다. 현재와 같이 KONIS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의료기관의 필수적인 감염예방관리료를 못받는 형태의 부정적인 인센티브 체계보다는 긍정적인 인센티브가 성과를 내는데 효과적일 것이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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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Kim EJ, Kang SY, Kwak YG, Kim SR, Shin MJ, Yoo HM, et al. 2020; Ten-year surveillance of central line-associated bloodstream infections in South Korea: surveillance not enough, action needed. Am J Infect Control. 48:285–9. DOI: 10.1016/j.ajic.2019.07.020. PMID: 31493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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