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
본 연구는 통합적 문헌고찰 방법론을 사용하여 학교폭력 가해 아동 · 청소년 대상으로 실시된 중재의 핵심요인을 파악하기 위하여 시행되었다. 최종 선정된 연구들의 일반적 특성을 분석하여 연구 동향을 파악하였으며, 연구에 사용된 중재를 범주화하여 제시하였다. 즉, 5가지 핵심요인인 자발적인 참여, 자아인식 강화, 정서지능 향상, 대인관계기술, 미래조망경험을 통한 책임감 강조를 위한 중재 방안과 전략이 파악되었다.
선정된 15편 중 11편이 국내 연구이고, 1편이 영국, 1편이 독일, 1편이 터키, 1편이 나이지리아에서 보고되었다. 이는 한국어와 영어로 작성된 문헌만을 고려하여 다양한 언어로 연구된 논문이 배제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학교폭력에 대해 ‘무관용 정책(zero-tolerance polices)’에 입각해서 엄격한 대처를 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주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학교폭력 가해자에게 교육과 중재보다는 학교로부터의 격리 및 법적조치를 우선시하고 있다. 또한 학교폭력 예방에 초점을 맞춰 사회정서학습을 교육과정 내에 포함시킨 보편적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24]. 본 연구에서도 미국 및 유럽에서 발표된 문헌의 경우 전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보편적 예방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발견되는 가해 학생에게 간략한 위기개입을 실시하였고 개입내용이 구체적으로 기술되지 않은 경우가 여러 편 있었으나 본 연구의 목적과 맞지 않아 문헌선정과정에서 제외되었다.
먼저 선정된 연구들의 일반적 특성을 살펴보면, 문헌의 60.0%가 비무작위배정 실험연구로 시행되었으며, 이는 연구방법적으로 대상자 선정과 관련된 비뚤림 위험이 우려될 수 있으나 질 평가를 통해서 전반적으로 선택 비뚤림의 위험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또한 무작위배정 실험연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대상자의 특수성이 관련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학교폭력 가해를 경험한 아동 · 청소년은 학교폭력이라는 행위가 발생한 후에 중재가 시행되어야 할 적시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무작위로 중재를 제공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대상자 선정방법은 문헌의 40.0%가 동료지목척도나 자가보고 등을 활용하여 학교 전체에서 선별하는 방법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그밖에 교사의 추천, 학교폭력 사건의 처벌의 일환인 의무교육대상, 개방적으로 모집순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 행위를 평가하기 위해서 자가보고 또는 교사추천보다는 동료지목이 더 적합하다고 제안되었다[
25]. 집단 내에서 벌어지는 학교폭력 현상에 대해서 교사나 부모보다는 대부분 학급 동료가 더 잘 파악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교사가 학교폭력의 가해 · 피해 학생을 지명하는 것은 관리 감독이 미흡했다고 여겨질 수 있기 때문에 학교폭력 현상을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있을 수 있고, 또래집단 다수를 평가자로 이용함으로써 개인적인 편견에 의한 영향을 줄이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학교폭력 행위가 일어난 후에, 학교폭력자치위원회 혹은 검찰, 법원에서 의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명령한 경우에도 신뢰할 수 있는 대상자로 생각되며 상대적으로 심각한 수준의 폭력행위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 진행된 연구가 적지만, 추후에는 학교폭력 행위의 심각성에 따른 중재개발 및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중재 프로그램의 기본 요소 중 하나인 중재자는 상담사가 33.3%, 보건교사를 포함한 학교 교직원이 실시한 경우가 26.7%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간호사, 상담심리사, 사회복지사, 가족치료사, 미술치료사 순으로 확인되었다. 학교는 외부와의 연계 및 접촉이 제한적인 환경인 편으로, 중재자 또한 훈련 받은 교직원이 직접 수행하거나 내부적으로 고용 및 연계된 상담사가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학교폭력 가해 아동 · 청소년의 예측요인을 체계적으로 고찰한 문헌에 의하면, 정서적, 행동적, 발달적 문제를 갖고 있는 경우에 학교폭력 가해행위가 극대화되며, 이러한 경우에 품행장애, 반항장애, ADHD 등과 같은 정신건강문제가 주요한 특성으로 보고되고 있다[
7]. 따라서 전문적인 정신건강전문가가 중재를 제공하면서 조기에 증상을 발견하고 적절한 대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간호사는 학교폭력 가해 아동 · 청소년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상태를 통합적으로 파악하고 부모상담 등의 환경적인 자원을 활용하여 전인적인 중재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정신건강문제를 조기에 발견하여 2차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훈련된 보건교사와 정신건강간호사의 역할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15편의 문헌 중 단 4편만이 이론적 틀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중재의 근거가 되는 이론적 틀, 가이드라인에 대한 제시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중재의 형태는 80%에서 집단의 형태로 진행되었으며, 1개의 연구에서 개인을 대상으로, 1개의 연구에서 가족치료, 나머지 1개의 연구에서 집단과 개인중재가 결합된 형태로 진행되었다. 일반적으로 집단형태의 중재는 아동 · 청소년에게 유용하고 강력한 치료방법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성인에 비해 아동 · 청소년은 또래에게 더 빠른 학습이 일어나고, 집단 안에서 편안함을 느끼며, 그들만이 공유하는 의사소통 수단을 가지고 있다는 점 등에서 개인치료와는 다른 독특한 치료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
26]. 그러나 비행의 가능성이 높거나 우울하면서 파괴적인 행동장애가 있는 초기 청소년의 경우, 또래집단으로 집단치료를 실시했을 때, 서로 공격적이거나 일탈된 말이나 행동을 장난이나 웃음 등으로 강화하는 경향이 있어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음을 보고한 바 있다[
27]. 본 연구에서 선정된 문헌 중 가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문제해결적 집단상담을 실시했던 연구에서도 집단 내에서 공격적으로 주고받는 말이나 행동을 통해서 강화가 일어났을 가능성을 예측하며, 결과적으로도 공격적인 반응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증가하고 앞으로 공격적인 행동을 지속하겠다는 응답도 증가하였음을 보고하였다[
28]. 이러한 부정적인 효과를 사전에 예측하고 적절하게 통제할 수 있도록, 중재자는 집단중재와 더불어 개인중재를 결합하여 실시하여 대상자와 라포(rapport)를 형성하며 정신건강문제를 포함한 개인 별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학교폭력을 포함한 비행문제 및 가족관계와 관련된 개인적인 내용을 집단 내에서 고려하여 운영하며 정신건강역동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통합 과정에서 관찰된 학교폭력 가해 아동 · 청소년 대상 중재의 핵심요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발적인 참여를 위한 중재기법 활용, 둘째, 자아에 대한 인식 강화, 셋째, 정서지능을 높이기 위한 전략, 넷째, 대인관계기술 증진, 다섯째, 미래조망경험을 통한 책임감 강조의 주제로 분류되었다.
‘자발적인 참여를 위한 중재기법 활용’은 대상자의 특성을 고려하여 중재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적 측면에 초점을 맞춘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아동 ·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중재는 자발적으로 대상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성인에 비해 어렵거나 오래 걸릴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대상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기법을 활용하는 것은 중요하다. 특히 또래 집단 내에서 다양한 활동이나 체험을 통해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분석된 연구에서도 대부분의 문헌이 미술, 영화, 그림책을 포함한 다양한 게임, 역할극, 영상 등을 활용하여 중재를 전달한 것으로 관찰되었다.
‘자아에 대한 인식 강화’의 요인은 학교폭력의 보호요인을 강화시킬 수 있는 특성이라고 여겨지는데, 선행연구에서 학교폭력의 위험요인을 억제할 수 있는 개인적 보호요인으로 자아존중감, 자아탄력성 등을 제안하였으며[
29], 대상자는 부정적인 자기개념과 낮은 자아존중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8].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자신의 가치, 강점, 정서, 욕구에 대해서 발견하고 타인에게 노출함으로써 위험요인을 억제할 수 있는 중재가 두드러지게 관찰되었다.
‘정서지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은 학교폭력 가해 아동 · 청소년 대상 중재의 가장 중요한 특성이라 판단된다. 자신과 타인의 정서를 인식하고 타인의 인지적, 정서적으로 공감하며, 자신의 정서를 조절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이기 위해 여러 연구에서 집중적인 교육과 훈련이 제공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Olweus [
7]는 가해 아동 · 청소년에게 타인의 어려움이나 고통에 무감각한, 즉 공감능력이 결핍되어 있는 경우가 많음을 강조하였다. 정서적 공감능력이 결핍되면 타인을 배려하고 약자에 대한 동정심을 가지는 능력이 부족하게 되어 타인을 지배하고 학대하려는 경향을 보일 수 있고, 인지적 공감능력이 결핍되면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상황을 인식하는 능력이 부족해지면서 상황에 맞는 적절한 태도를 취하지 못하게 된다[
30]. 따라서 공감능력과 분노와 같은 자신의 정서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되는 것은 중재의 핵심적 요소라 할 수 있으며, 이 요소는 분석 대상이 된 연구들에서 가장 많이 확인되었다.
‘대인관계기술 증진’의 요인은 크게 의사소통기술과 갈등해결기술로 구분하여 제공되고 있으며, 자주 사용하고 있는 언어적/비언어적 의사소통 방법에 대해서 점검하고, 긍정적인 의사소통기술에 대한 교육과 교우관계에서의 갈등상황 사례를 통해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해결할 수 있는 교육을 주로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시간에 증진되기 어려운 대인관계기술은 교육 제공과 더불어 집중적인 연습을 통하여 중재의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고려되어야 한다. 반면, ‘미래조망경험을 통한 책임감 강조’는 대상자가 다시 학교폭력 행위를 하지 않도록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중재의 요소라고 판단된다. 자신의 미래를 상상하고 구체적인 실천과제를 계획함으로써 삶에 대한 의지와 책임감을 강조하는 중재가 제공되었다. 계획한 미래가 실현되기 위해서 스스로의 선택이 중요함을 강조하며 학교폭력 행위를 선택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각 연구의 의미 있는 중재들을 통합한 결과, 학교폭력 가해아동 · 청소년 대상 중재는 대상자가 자발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중재기법을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중재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며, 자신에 대한 이해와 자아존중감을 높이기 위해서 자아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자신과 타인의 정서를 이해하고 타인을 공감하고 자신의 정서를 조절할 수 있도록 정서지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 필수적이다. 특히 공감능력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분노와 같은 정서를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중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대인관계기술을 증진하기 위해서 의사소통기술과 갈등해결기술에 대한 이해와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충분한 훈련이 제공되어야 하며, 대상자가 자신의 미래를 조망해보는 경험을 통해 자신의 선택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삶에 대한 책임감과 다시 학교폭력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갖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한국어와 영어로 작성된 문헌만을 선택하여 다양한 언어로 연구된 관련 논문들은 배제되었을 가능성이 있고, 대부분이 국내에서 발표된 연구로 이루어져 있어 도출된 결과가 다소 제한적일 수 있으나 우리나라의 학교폭력 가해 아동 · 청소년의 특성을 이해하고 중재를 실시하는데 더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본 연구에서 국내외 학교폭력 가해 아동 ·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재연구를 통합하여 핵심요인을 도출한 것에 의의가 있으며, 학교폭력 가해 아동 · 청소년에게 효과적인 중재를 제공하기 위하여 5가지 핵심요인과 이에 해당하는 중재 요소들을 현장에서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며 향후 이를 활용한 중재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결론
본 연구는 학교폭력 가해 아동 ·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재에 관한 15편의 선행연구를 통합적 문헌고찰을 시행하였으며, 향후 효과적인 중재의 방향을 모색하고자 시도하였다. 첫째, 연구동향을 파악한 결과, 비무작위배정 실험연구가 과반수를 차지하며 이론적 기틀을 기반으로 한 연구가 26.7%에 불과하였다. 이에 근거 수준을 높이기 위해 추후 이론적 기틀을 기반으로 한 무작위배정 실험연구가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대상자를 선정할 때, 자가보고 또는 교사추천보다는 동료지목척도 등을 활용하여 선별하는 방법과 학교폭력 행위 발생 후 학교폭력자치위원회, 경찰, 검찰, 법원 등에 의해서 가해자로 판단된 경우가 더 객관적일 가능성이 있다. 둘째, 아동 · 청소년 대상으로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는 집단형태로 중재가 대부분 제공되고 있었으나, 비행의 가능성이 높은 초기 청소년의 경우 집단 내에서 공격적인 성향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사전 고려가 필요할 것이다. 셋째, 본 연구의 통합과정에서 관찰된 학교폭력 가해 아동 · 청소년 대상 중재의 핵심요인은 ‘자발적인 참여를 위한 중재기법 활용’, ‘자아에 대한 인식 강화’, ‘정서지능을 높이기 위한 전략’, ‘대인관계기술 증진’, ‘미래조망 경험을 통한 책임감 강조’였다. 학교폭력 가해 아동 · 청소년에게 효과적인 중재를 제공하기 위하여 5가지 핵심요인과 이에 해당하는 중재 요소들을 현장에서 고려할 것을 제안하며, 향후 이를 활용한 중재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