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List > J Korean Med Assoc > v.58(7) > 1042972

최, 김, 문, 김, Choi, Kim, Moon, and Kim: 공중보건 위기관리 대응과 소통체계 구축: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의 경험과 교훈

Abstract

It is widely believed that effective communication is critical for the containment of the spread of emerging infectious diseases. Various media outlets and studies have pointed out communication failure as one of the key components that contributed to the wide and rapid spread of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in South Korea. To address these concerns, we first outline the definitions of risk and crisis communication and why they are important. We then illustrate communication models and guidelines utilized in three organizations (World Health Organization, US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and UK Public Health England) for health or disaster control. By analyzing the current guidelines for infectious diseases in South Korea and they were actually applied during the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situation, we will assess what went wrong and what went right. Finally, we will suggest various measures that will help to ensure similar tragedies do not happen again.

서론

2015년 5월 20일,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MERS; 메르스) 확진환자가 처음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2015년 7월 6일 현재 확진환자 186명, 사망자 33명(치사율 17.74%)이 발생하였다[1]. 전문가들은 메르스 초기대응에 있어서 실패원인으로 안이한 대응조치와 확진환자 발생 또는 경유병원(소위 메르스 병원) 정보의 비공개 등의 비밀주의를 지적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의 위기,응급 리스크커뮤니케이션(crisis and emergency risk communication, CERC) 가이드라인은 감염병과 같은 국가적인 위기상황 발생 시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Be first(신속성)'를 제시하고 있다. 위기상황에서는 관련정보를 신속하게 소통하는 것이 항상 중요하다고 지적한다[2].
우리나라의 보건복지부의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 (2014년 12월)[3]은 "정부가 위기 시에 정확하고 시의적절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위기관리 대응에 정부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보건복지부가 일컫는 정보공개에 대한 시의 적절성은 언제일까?
전술한 바와 같이, 미국 CDC는 위기상황 시 정보공개에 대한 원칙으로 'Be first'를 강조하고 있으며[2],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역시, 정부의 공표지연으로 인하여 인적, 경제적, 사회적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의구심이 생길 때, 지도자의 역량을 평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한 정보공개가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4]. 물론, 과학적 불확실성과 정치경제적 요소 등의 이유로 발표를 미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위기상황이 확산될 경우 그에 따른 반발과 정부정책에 대한 의심은 더욱 거세질 수 있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되 불확실한 부분이 있다면 솔직하게 밝히는 것이 오히려 정부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도 있다. 나아가 정보에 대한 투명성도 중시해야 함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부는 '메르스 병원'에 대해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다가, 2015년 6월 5일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한 이후 15일이 지나서야 메르스 국내 첫 확진환자가 발생한 병원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였다. 이후, 정부의 폐쇄주의적인 정책에 대한 악화된 여론 등으로 인하여 6월 7일 메르스 병원에 관한 정보를 전면적으로 공개하였다. 이는 5월, 첫 확진환자가 발생한 직후 18일 만에 공개한 것이었다.
메르스에 대한 정부의 안이한 대응조치와 메르스 병원 정보공개에 대한 비밀주의 정책 등은 국민들의 메르스에 대한 공포감(두려움)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정부의 비밀주의 정책은 사회적 네트워크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등을 통해 근거 없는 루머를 지속적으로 확산시켜 국민들의 메르스에 대한 위험인식을 증가시키는 등의 사회적인 혼란이 가중되었다. 또한,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에 영향을 줌으로써, 정부의 메르스 대응정책에 대한 불신과 비협조가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실제 한 시민단체가 시행한 정부의 메르스 정책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대상자 1,000명), 조사대상자의 70%는 정부의 메르스 대응정책을 불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5]. 선행연구에서 불신은 국민들의 위험인식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즉, 정부에 대한 신뢰가 낮아질수록 공중보건 위기 등에 대한 위험인식은 증대하는 부적관계를 형성한다[6].
신종 감염병 등의 공중보건 위기 발생 시 정부의 효과적인 리스크커뮤니케이션 또는 위기커뮤니케이션 전략실행에 따라서 국민과의 신뢰를 형성하고, 위기대응시간을 단축 할 수 있다. 이러한 리스크커뮤니케이션과 위기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정의 또는 전략적 접근에 대해서는 전문가 별로 견해의 차이를 보여 두 커뮤니케이션의 관점을 먼저 정의하고자 한다. National Research Council[7]은 리스크커뮤니케이션을 개인, 단체, 기관 간의 정보와 의견을 상호적으로 교환하는 과정으로, 위해요소와 그 위협을 완화할 수 있는 행동을 제시함으로써 행동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는 국민이 위험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는 전제하에 시행되는 것이다. 즉, 리스크커뮤니케이션은 국민에게는 행동에 대한 결정을 판단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의사결정과 위험분담을 가능하게 해준다.
위기커뮤니케이션은 부정적 사건 발생 전, 내, 후에 일어나는 기관과 이해관계자의 언어적, 시각적, 문서적 교류를 의미한다[8]. 피해의 완화와 예방을 포함하며 이해관계자에게 특정한 정보 제공, 위기회복 착수와 증진, 책임에 대한 인식 관리, 타당성 확보와 원조 창출, 활동에 대한 정당화 근거 제시, 사과 및 회복에 대한 피드백과 변화를 촉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9]. 즉, 위기커뮤니케이션은 특정한 사건을 이해시키고, 결과를 예측하고, 피해를 완화시킬 수 있는 정보를 솔직하고, 정직하고, 신속하고, 정확하고, 완전하게 제시하는 것이다.
요약하면, 메르스 사태 이전에 앞서, 감염병 위기대응 매뉴얼 구축 및 교육 등과 같은 사전에 이행되었던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리스크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으며, 메르스 사태 발생 직후, 우리나라의 정부가 실행한 전략은 위기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본 논문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메르스 사태에 대한 정부의 위기소통 대응을 평가하고 국제기구 및 선진국 등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고찰하여 현재 우리나라 메르스 대응 상황에서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제안하고자 한다.

연구내용 및 방법

본 연구의 내용 및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 CDC가 제안하는 위기·응급 리스크커뮤니케이션(CERC)의 6가지 원칙에 근거하여, 우리나라의 메르스 대응에 대한 정부의 의사소통의 전략을 평가하였다. 둘째, 감염성질환 발생 등의 공중보건위기상황에서 WHO와 미국, 영국이 실행하는 리스크커뮤니케이션 또는 위기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소개하였다. 또한 대만과 싱가포르의 SARS에 대한 대응사례를 고찰하였다. 마지막으로, Peter Sandman의 '위해·분노모형 리스크커뮤니케이션 원칙'에 근거하여 현재 우리나라 메르스 대응 상황에서 필요한 리스크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제안하였다.

1. 우리나라의 중동호흡기증후군 대응에 대한 위기커뮤니케이션 사례 평가

미국 CDC는 CERC를 통해 위기커뮤니케이션의 6가지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2]. 주요 6가지 원칙은 신속성, 정확성, 신뢰성, 교감과 위로, 행동지침, 존중으로 동 원칙에 근거하여 우리나라의 메르스 첫 확진환자가 발생한 후부터 메르스 대응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사례를 평가하였다.

2. 국제기구와 주요 선진국의 공중보건 위기상황의 위기커뮤니케이션 전략 및 대응사례 소개

WHO의 공중보건 위기상황 시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다음과 같은 문헌자료를 이용하였다. Consultation on the health emergency risk management framework and improving public health preparedness [10], Pandemic influenza risk management WHO interim guidance [11], Emergency risk management for health fact sheets [12], Outbreak communication planning guide [13], Outbreak communication. best practices for communicating with the public during an outbreak [14]의 5종이다.
미국 CDC의 경우 Crisis and emergency risk communication 가이드라인을 고찰하여 위기상황 발생 전, 발생단계, 발생 후에 따른 리스크커뮤니케이션 전략방안을 요약하였다[2]. 또한, 영국 보건부의 Communicable disease outbreak management operational guidance [15]를 고찰하여 감염성 질환 발생 등의 위기상황 시 위기커뮤니케이션 전략방안을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SARS) 발생 시 대만과 싱가포르에서 실행했던 위기커뮤니케이션 대응전략 사례를 고찰하였다.

3. 향후 리스크커뮤니케이션 전략 개선방향 및 제언

Peter Sandman은 대중의 위해인식 설명모형으로 위해분노모형(hazard[위해]+outrage[분노]) 개념을 제시하였으며, 리스크커뮤니케이션 역시, 'hazard+outrage'로 4가지로 유형화하여 대응전략을 제시하고 있다[16]. 위해분노모형과 분노관리에 대한 원칙에 근거하여 현재 우리나라의 메르스 사태를 분석하고 향후 메르스 대응조치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 방안을 제시하였다.

연구결과

1. 우리나라의 중동호흡기증후군 대응에 대한 위기커뮤니케이션 사례 평가

미국 CDC의 위기커뮤니케이션의 6가지 원칙을 근거로 우리나라의 메르스 대응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평가결과는 다음과 같다[2].
첫째, 신속성 측면이다. 위기는 시간의 영향을 매우 크게 받으므로 정보를 신속하게 소통하는 것이 항상 중요하며, 국민들은 처음으로 제공되는 정보원을 가장 선호한다는 특징이 있다.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정부의 메르스 병원 등에 대한 정보공개가 지연되어, 메르스 확산 감소를 위한 초기 대응이 실패했다는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17].
둘째, 정확성 측면이다. 정보 등에 대한 정확성은 신뢰도를 높인다. 제공하는 정보는 이미 알려진 정보, 불확실성에 대한 시나리오와 대안을 포함해야 한다. 메르스 확진환자 발생 직후, 낮은 감염력과 1시간, 2 m 이내 공간에서의 감염성이 있다는 지나친 낙관론은 안이한 메르스 대응책을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최근까지도 병원 내 메르스 공기감염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간의 의견차이가 있다. 분명한 것은 관련 증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선제적인 대응조치를 감안하여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18]. 미국 CDC (2015년 6월 개정)와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2014년 12월 개정)의 경우, 병원 내 메르스 감염가능성에 대한 예방조치를 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1920]. 미국 CDC는 한국의 메르스 상황을 통해 판단컨대, 병원 내 공기감염 매개주의를 다시 한 번 강조한다며 기존 가이드라인을 개정하여 발표하였다[19]. 또한,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는 감염경로를 파악할 수 없는 메르스 환자의 발생과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MERS-CoV)에 감염된 낙타를 사육하던 농장에서 공기샘플을 채취하여 분석한 결과, MERS-CoV에 감염된 남성과 공기샘플의 MERS-CoV의 유전자 단편이 서로 일치한 연구결과에 근거하여 병원 내 공기감염 매개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21]. 정부는 병원 내 공기감염이 없다고 단언하기 보다는 불확실성에 대한 정보를 모두 공개하고 이에 따른 대응 가이드라인을 국민들과 의료기관에 제안해주는 것이 적절하였다고 판단된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과도하게 안심을 요구하기도 했다[22]. 또한 메르스를 단순히 '중동식 독감'이라 칭하거나 손 씻기와 같은 '건강습관만 잘 실천하면 메르스 같은 것은 무서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등 국민의 두려움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인 소통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은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할 수 있다.
셋째, 신뢰성 측면이다. 솔직함과 진실함은 위기상황에서도 타협되어서는 안된다. 신뢰성은 메르스 대응초기 시 '메르스 병원 비공개' 등과 같은 비밀주의로 인해 정부의 메르스 정책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였다. 전 세계에서 메르스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메르스 발생 초기에는 국민과 해외보건기관과의 투명한 소통이 부족하였고[23], 외부와의 협업을 회피하여 국제적으로 많은 문제점이 발생했었다. 그러나 2014년 4월부터 새로 임명된 보건부장관이 솔직하고 개방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환자 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고 보도된 바 있다[2425]. 2015년 6월, 고려대학교 환경의학연구소와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메르스 사태 발생 전과 발생 후 일반인을 대상으로 보건복지부에 대한 신뢰정도를 조사한 결과[26], 메르스 사태 이전에는 4.01점(최고점: 7점)에서 메르스 사태 이후 2.95점(최고점: 7점)으로 신뢰도가 현저히 낮아졌다는 결과를 보도한 바 있다. 보통 감염성 질환 초기단계에서 국민은 새로운 감염성질환에 대한 두려움과 통제의 어려움으로 불안감이 증폭될 수 있다. 이러한 국민의 감염성질환에 대한 위험인식은 정부에 대한 신뢰에 의해 매우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7]. 즉, 질병에 대한 불확실성, 예상 불가한 측면 등과 함께 정부의 과장된 확신과 대중의 공포를 비이성적으로 판단하는 태도, 일관성 없는 정보와 정보 전달 체계 등은 정부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게 된다.
넷째, 교감과 위로 측면이다. 위기는 위험을 유발하고, 위해에서 오는 고통은 대화로 직접 위로를 받아야 한다. 사람들이 직면하고 있는 힘든 상황과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것은 신뢰와 화합을 쌓는 길이다. 우리나라에서 메르스 확진환자가 증가되고 정보에 대한 부족으로 SNS 등을 통한 근거 없는 루머가 확산되었을 때[28], 보건복지부[29]는 미확인된, 올바르지 않은 감염경로, 치료법, 예방법 등과 같은 유언비어를 의도적으로 퍼뜨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수사를 통해 바로 처벌하는 등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발표 등을 통해 국민들의 정서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기도 하였다. 메르스 확산 원인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선행되었어야 마땅하다.
다섯째, 행동지침 측면이다. 상실된 통제력과 질서 그리고 고조된 불안감은 행동지침 등의 의미 있는 일이 주어짐으로써 해소할 수 있다. 위기관리 매뉴얼은 이전에 발생하였던 질병 또는 위기 시 보고된 내용을 근거로 작성된 가이드라인이다. 메르스 대응은 과거 가이드라인을 고집하며, 융통성 없이 적용함으로써 초기대응 실패를 유발하였다. 또한, 2015년 6월 개정한 메르스 대응지침 3판에 조차 교육과 홍보부족 등으로 인해 일선현장의 의료진들에게 신속히 전달되지 못한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 바 있다[3031].
여섯째, 존중 측면이다. 존중을 드러내는 커뮤니케이션은 사람들이 취약하다고 느낄 때 특히 중요하며 신뢰와 화합을 형성한다. 즉, 대중의 두려움, 즉 메르스에 대한 위험인식은 전문가들의 두려움에 대한 판단과 달리, 그들의 신념과 가치, 경험에 의해 판단된다. 대중들의 두려움 등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것도 필요하였다.

2. 국제기구와 선진국의 공중보건 위기상황 시 위기커뮤니케이션 전략 및 대응사례

1) 세계보건기구의 공중보건 위기상황 시 위기커뮤니케이션 전략

WHO는 공중보건 위기를 대비한 성공적이고 조직적인 대응전력의 핵심은 준비라고 강조한다[9]. WHO는 각 국가 별로 상황과 위험종류에 따라 대응 방법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모든 위험상황에서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건강에 대한 응급위험관리(emergency risk management for health) 체계를 구축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체계는 모든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예방, 완화, 대응 및 회복의 모든 단계를 준비하는 것을 가능케 한다. WHO의 건강에 대한 응급위험관리에는 7개의 주요원칙이 있다[11]. 첫째, 포괄적인 위험관리는 사건 자체 보다는 위험평가, 예방, 준비, 대응, 회복의 모든 단계를 준비하는 전략이다. 둘째, 종합적인 위해 접근은 모든 위기상황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위해에 대해 준비하는 것이다. 셋째, 다중부문 접근은 정부, 사업체,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공동으로 위기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넷째, 다학문적 접근은 위험관리에 있어 보건학의 다양한 분야가 포함되어야 한다. 다섯째, 지역사회 회복력은 위기관리에 대한 역량을 지역사회 수준에서 평가하는 것으로 위험에 대한 예방 및 대응은 총괄적인 부분뿐만이 아니라 작은 단위에서도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여섯째, 지속가능한 개발은 국가와 지역사회의 역량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아야하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윤리적 기반은 건강위험 관리에 따른 모든 활동에 대해서 윤리 규범을 준수 하여야만 한다. 이런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정책과 자원관리, 준비 및 협동 메커니즘, 정보 및 지식 관리, 공중보건 인프라와 실행계획, 보건관련 서비스, 그리고 지역사회 역량 등에 대한 부분이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야 한다[12].
WHO는 감염성 질환 발생 시 위기소통 방법으로 5가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1314]. 첫째, 효과적인 위기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과 신뢰를 구축하고 유지 또는 회복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소통을 하는 것이다. 정부 또는 보건당국에 대한 불신은 각 기관에서 발표하는 질병예방(관리) 행동지침에 영향을 미쳐 실천하지 않을 가능성이 증대된다. 이는 질병발생에 대한 관리 및 건강, 경제 및 사회에 더욱더 큰 피해를 미칠 수 있다. 신뢰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전문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명확한 언어선택, 과학적·의학적 정확성, 정보의 필요성을 인지하는 태도가 필요하고 정부기관, 전문가와 미디어의 조화가 필요하다. 둘째, 위기소통에 있어 가장 영향이 높은 첫 번째 정보 공표의 시기이다. 이는 보건당국의 현재와 미래의 관리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좌지우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투명성이다. 정부가 발표하는 정보의 투명성에 대한 의심이 없다면 실수를 하더라도 신뢰도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WHO는 입증되지 않은 소문, 공중보건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 환자의 기밀정보, 환자, 환자가족, 소수집단 등을 차별 시킬 수 있는 정보 등은 제공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넷째, 효과적인 리스크커뮤니케이션은 국민의 염려를 경청하는 것이다. 위기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두려움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국민의 위험인식은 미디어 모니터링, 시민인식 조사 등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감시'를 할 수 있다. 국민뿐만 아니라 정부의 대응에 비판적인 견해를 가진 이들의 주장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이 정부와 직접 소통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혼란과 분열을 예방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보의 공표시기, 투명성의 정도 등의 내용을 미리 정리 할 수 있는 의사소통 계획에 대한 준비다. 이러한 준비를 통해 정부의 여러 기관, 대중매체 등과의 협업과 지휘관리 체계를 구축하여 신속하고 효과적인 관리를 실행 할 수 있을 것이다.

2) 미국 질병통제센터의 공중보건 위기상황에서 위기커뮤니케이션 전략

미국 CDC는 위기상황 시 CERC 가이드라인을 준용하여 사용한다. 동 가이드라인은 기존의 헬스커뮤니케이션과 리스크커뮤니케이션, 위기커뮤니케이션의 전략들을 통합한 것으로 다양한 위기 및 응급 상황에서 포괄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위기 상황별 대응전략을 제시하고 있다[2]. 미국 CDC는 위기상황을 위기 발생 전, 위기 발생 초기, 위기의 진행, 해결(회복), 그리고 평가의 5개 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첫째, 위기 발생 전은 준비 및 예방의 단계로 발생 가능한 위험을 감지하고 그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는 국민의 인식 및 대응에 대한 역량 평가, 전문가와 기관과의 조화 체계구축 등을 포함하고 있다. 둘째, 위기 발생 초기는 불확실성이 존재하므로 국민에게 무슨 일이 언제, 어디에서 일어났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기상황에 대해 국민을 안심시키고 소통하기 위한 공식적 소통채널을 구축하도록 하며, 신뢰도와 믿음을 높여야 한다. 이때 위기상황과 예방방법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지속적으로 제공 될 것이라는 확신 등도 언급해야 한다. 셋째, 위기 진행 단계는 초기 단계와 동일하게 위험과 위험관리 정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초기 대응에 대한 피드백에 응답하고 소문 또는 오해를 바로잡아야 한다. 넷째, 해결 및 회복 단계는 재건 및 회복을 위한 노력이 무엇인지와 결과에 대한 책임과 배울 점 등에 대한 솔직한 대화를 해야 하는 시기이다. 마지막으로, 평가 단계는 대응 및 소통 방법의 적절성을 검토하고 사태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점과 이를 차후에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단계다.
이 모든 단계에서 미국 CDC는 리스크커뮤니케이션 전달과정에서 대변인이 지켜야 하는 9가지 기본 원칙을 제시하고 있으며, 일부 요약한 중요내용은 다음과 같다[2].
첫째, 무리하게 안심을 시키지 말아라이다. 국민들의 위기에 대한 두려움(또는 걱정)을 달래는 것이 아닌 감소를 목적으로 위험에 대한 우려와 위험성을 인정하며 위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위기상황 또는 위해요소에 대해 알려진 사실에 대한 정보를 제공 할 때 불확실성을 인정하며 더 자세히 배우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라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 위기상황에 대한 전망을 이야기 할 때 긍정적인 부분뿐 아니라 부정적인 전망 또한 전달해야 한다. 만일 대응전략이 실패를 하거나 실수가 있었을 때는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지 말고 실수를 인정하며 상황에 대한 유감을 표현해야 한다.
둘째, 국민의 염려와 두려움을 인정하는 것이다. 국민은 이미 두려워하는 상태이므로 "두려워 할 필요 없다"는 내용은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므로 두려움을 인정하되 이를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국민의 침울함과 절망도 인정해야 한다. 그에 반해 국민의 공황 상태를 완화 시키려는 행동과 언어는 삼가는 것이 좋다고 한다.
셋째, 대변인은 위기상황별 가정 시나리오에 대한 응답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모든 가정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은 불필요하나 발생할 수 있고, 발생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이에 대한 가능성을 부정하는 것 보다는 대응방책을 설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국민에게 위험예방·관리방법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자신을 무력하다고 인지하는 것을 방지하고 앞으로의 상황전개에 대한 정보를 기다리는 것에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위험예방·관리방법은 활동에 대한 참여를 다양하게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위의 모든 것을 통해 대중의 해결책을 찾거나 사건의 종결을 위한 협업을 요구해야한다. 국민이 사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소유하고 있고 현장에서의 노력을 인지한다면 국민으로서의 책임감이 증가되어 사태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3) 영국 보건부의 공중보건 위기상황 시 위기커뮤니케이션 전략

영국의 보건부의 책임 집행기관 중 하나인 Public Health England의 감염성질환 관리 지침서는 감염성 질환이 발생했을 때 조직화된 대응 및 대책관리 방법을 기술하고 있다. 동 지침서는 위험감지부터 소집해야하는 발생관리팀(outbreak control team)에 대한 핵심구성원, 각 구성원 및 기관의 역할과 책임, 회의 의제 견본 등의 구체적인 자료가 포함되어 있다[15]. 발생관리팀의 핵심 구성원은 감염성 질환 관리 및 건강보호 전문의 또는 역학전문가, 미생물학자, 커뮤니케이션 담당자, 공중보건 국장(또는 대행인), 현장 역학전문가, 환경보건 전문가, 행정지원 담당 공무원이다. 대체로 감염성 질환 관리 및 건강보호 전문의 또는 역학전문가는 의장 역할을 맡아 대응팀을 지휘하지만 여러 분야의 전문가의 역할과 책임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다. 역학전문가 또는 감염내과 전문의는 다부문에서 진행되는 대응이 일관성이 있는지를 평가하고 확인하는 등의 총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미생물학자와 환경보건 전문가는 샘플을 채취하고 실험실에 운송하는 과정을 책임진다.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일관성 있는 입장을 표명할 수 있도록 지역 또는 기관 간의 소통을 담당하고 국민에게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고 빠르게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또한, 감염성질환 대응에 대한 대중매체 보도와 사회매체의 반응 등을 모니터링 한다. 국민에게 제공되는 정보는 위험평가를 기반으로 각 구성원과 논의를 통해 결정한다. 환자 또는 사건 발생장소에 대한 정보는 공중을 보호하는데 필수적인 정보라고 판단되었을 때 국한하여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4) 대만과 싱가포르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대응사태에 대한 고찰

2003년 홍콩을 시작으로 SARS coronavirus (SARS-CoV)에 대한 감염이 대만, 중국, 베트남, 싱가포르, 캐나다, 미국까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였다. 대만 보건부와 질병관리본부는 SARS-CoV 감염이 시작하기 전부터 SARS 리스크커뮤니케이션을 다음과 같이 3가지 전략을 기획하여 실행하였다[32]. 첫째, 정부와 의료진, 의료 기관 간의 의사소통을 위해 각 지역 보건부와 의료기관을 포함한 'Project SARS Control Media Network'를 구축하였다. 동 네트워크를 통해 바이러스 감염 확진자를 발견한 모든 병원은 국가지정병원에 통보하였으며, 국가지정병원은 모든 실험 결과를 SARS 웹사이트에 공개하여 국민과 정보를 공유하였다. 둘째, 지역마다 민관합동으로 Community Disease Control Center를 세워 그 지역의 건강증진, 예방 등을 도모하였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질병에 대한 브로셔나 동영상 등의 교육 자료를 제작하여 미디어와 보도 자료를 통해 배포하였다. 또한, SARS 웹사이트에서 획일화된 캠페인이 아닌 청중의 특성에 맞게 캠페인을 시행하였다. 24시간 직통전화로 전화 상담을 실시하였고 정부는 주기적으로 기자회견을 개최하였다. 정부가 직접적으로 공식적인 입장을 미디어를 통해 국민과 소통하고 공유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정부가 감염성 질환에 대해 잘 대처하고 있다는 신뢰를 줄 수 있었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으로 국민들은 정부의 예방 지침을 준수하고 스스로 열을 재는 등 자발적 건강관리를 적극적으로 실행할 수 있었다. 반면에, 미디어의 질병에 대한 과장되고 부정확한 보도는 국민들의 SARS에 대한 위험을 필요이상으로 증가시키는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하였다[33]. 실제적으로 비교적 낮은 치사율에도 불구하고 대만 국민의 SARS에 대한 위험인식은 매우 높았다(매우 위험 5점 기준으로 4.5점으로 조사됨).
싱가포르 정부는 미디어의 부정확한 정보와 루머에 의한 국민들의 위험인식 증가와 공포를 관리하기 위해 Singapore Network로 공식적인 소통채널을 구축하였다. 이는 지역 자치단체, 외국계 기업, 외교관, 다양한 종교단체, 무역 협회 등과 같은 다양한 기관과 단 시간에 효과적으로 접근하는 소통 방법이었다[34]. 즉, 싱가포르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방송 3사를 통합하여 SARS TV 채널 구축을 통해 질병에 대한 모든 보도를 오직 한 개의 채널에서만 보도하는 것을 허용하였다[32]. 이러한 싱가포르의 위기대응전략은 중국과 대만에 비해 발생 규모가 작아 과잉대응이라는 일부의 비판을 받았지만 무차별한 보도를 매우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포스터, 책자, 만화, 광고, 노래 등 국민에게 친숙한 다양한 방법으로 국민들의 질병에 대한 공포를 중재하였고 정보 공유의 투명성 등의 증가로 정부에 대한 신뢰도 증가하였다. 이례적으로 싱가포르 정부는 비행기에 SARS 환자로 의심되는 싱가포르 국적 의료인이 탑승하였다고 WHO와 다른 국가들에게 숨김없이 보고하여, 여행 경고 국가로 즉각 결정되었다[34]. 여행 경고 조치에 대해 부정적으로 대응한 캐나다와는 달리 싱가포르는 다른 국가 국민들의 공포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태도를 취했으며 WHO가 SARS가 싱가포르에서 통제되었다고 하였을 때 싱가포르 보건 당국에서는 아직은 이른 조치라며 더욱 조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다[35].
싱가포르 대통령은 "제일 최악의 위기상황을 가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다[34]. 감염병 발생 당시 마스크 착용에 대해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는 다른 정치인들과는 달리 대통령은 바이러스 전염에 있어 최대한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라고 당부하였고 악수를 하는 대신 몸을 굽혀 인사하는 등 자가예방을 직접적으로 실천하여 국민들의 공포를 공유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35]. 또한, 보건부는 매일 오후에 지난 24시간 동안 수집한 질병 정보를 공유하는 기자회견을 함으로써 국가 내 정보 공유의 투명성을 유지하였다[34].

향후 리스크커뮤니케이션 전략 개선방향 및 제언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국민들의 공중보건위기에 대한 두려움을 인정해야 한다. 국민들의 공중보건 위해요소에 대한 두려움은 전문가들이 위험을 판단하는 근거인 치사율, 발생률 등의 통계학적인 접근과는 상이하다. 특히,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위험과 불확실성 등의 특성을 보이는 메르스와 같은 신종질환에 대한 국민들의 두려움은 더욱 더 증가할 수 있다.
Peter Sandman은 'hazard+outrage'의 위해분노모형을 근거로 4가지 유형의 리스크커뮤니케이션을 제시하고 있었다[15]. 첫째, 낮은 두려움과 낮은 국민들의 분노를 특성으로 하는 리스크커뮤니케이션은 'public relations,' 둘째, 높은 위험과 낮은 국민들의 분노를 특성으로 하는 'precaution advocacy,' 셋째, 높은 위험과 높은 국민들의 분노를 특성으로 하는 'crisis/emergency communication,' 넷째, 낮은 위험과 높은 국민들의 분노를 특징으로 하는 'outrage management'가 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메르스 대응정책에 필요한 리스크커뮤니케이션 전략은 무엇일까? 위해분노 모형에 근거한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국민들의 메르스에 대한 위험인식은 감소하고 있으며, 정부의 메르스 대응정책에 대한 불신으로 분노는 증가하고 있는 상황으로 분노관리에 대한 리스크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분노관리를 위한 원칙[36]을 근거로 향후 리스크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과거의 실수나 잘못된 관행을 인정하라. 정보는 이해관계자들에게 모두 제공하여야 하며, 실수를 인정을 하지 않고 나중에 공개될 경우 더욱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의 리스크커뮤니케이션 전략 예시는 다음과 같다. "메르스 병원과 감염경로에 대한 정보공개가 지연되어 신속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점을 사과드립니다...... 메르스 관련정보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다른 기관과 국민에게 소상히......"
둘째, 현재의 문제점을 모두 인정하라. 무엇인가를 누락했거나, 왜곡했거나, 조작하는 것은 신뢰도에 치명적이다. 저하된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문제점을 정확히 기술하는 것이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 전에 문제점을 먼저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경우, 리스크커뮤니케이션 전략 예시는 다음과 같다. "2014년 12월 작성된 메르스 대응지침은 신종감염성 질환에 대한 정보와 자료부족으로 인해 슈퍼전파자를 사전에 차단하기 어려웠습니다. 또한, 현재 지역사회 내 공기감염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매우 낮은 편이며, 병원 내 공기감염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논란이 있습니다. 그러나 당국은 선제적으로 일부 경로가 확인되지 않는 메르스 확진환자의 발생 등을 근거로 병원 내 공기매개 주의에 대한 예방지침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셋째, 중도를 지켜라. 앞서 메르스 밀접접촉자 선정과 관리대응 시, '공기감염 없다,' '2 m 이내 밀접접촉에 의한 전파이다' 등의 단언적인 메시지를 전달하였었다. 그러나 '없다'와 '있다' 등의 이분법적인 메시지의 전략보다는 중도적 입장의 메시지 전달이 필요하다. 중도적 입장 메시지 전략의 예시는 다음과 같다. "메르스 공기 감염 혹은 공기 매개 전파 우려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메르스는 공기 감염병이 아닙니다. 일상생활에서의 공기감염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병원 내의 제한된 공간' 내에서는 국민들과 연구자들이 우려하는 바와 같이 공기 매개 전파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방역당국에서는 이에 관하여 사전예방 대응의 원칙하에 제한된 공간 내에서의 공기 매개 전파 가능성을 대비하고자 격리 범위의 확대와 오염 지역을 확대하여 관리할 예정입니다......"
넷째, 대안 A를 선택하였을 경우의 성과나 계획에 대해 겸손하게 이야기하라. 대안을 선택하기에 앞서,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대안을 제시하고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선행되어야한다. 일부 전문가적 시각과 관료주의적 시각은 다양한 시각에서의 접근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협의가 도출되지 않은 대안은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
다섯째, 권한을 나누어주고 책임을 주어야 한다. 문제 해결의 관리 과정에 참여하게 하고, 그 권한을 나누어주는 것은 자칫하면 위험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권한과 함께 책임을 부여하여야 한다. 현재, 메르스 대응을 위해 정부가 가동 중인 조직은 범정부 메르스대책지원본부, 중앙 메르스관리대책본부, 민관합동 종합대응 대책위원회, 즉각대응팀 대책위원회가 운영되고 있으나, 각각의 조직에 대한 역할과 책임은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단일화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단일화된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각각의 지원본부 별 명확한 권한과 책임을 국민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현대 사회는 국가 간 유동인구의 급증으로 국가 간 감염병 전파 범위 역시 범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2003년 SARS, 2009년 H1N1 독감, 2014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등이 그 예이다. 이러한 공중보건의 위협은 각 국가별 위기대응전략에 따라 사회적 혼란 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CDC와 영국 Public Health England는 공중보건 위기 전, 위기발생, 위기 발생 후 단계별로 효과적인 리스크커뮤니케이션·위기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서 공중보건 커뮤니케이션 전담팀을 구성하여 지속적인 관리와 대응을 실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공중보건위기 상황을 대비하여 리스크커뮤니케이션 전략에 대한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고, 효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문가를 육성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결론

새로운 공중보건 위기는 지속적으로 우리를 위협할 것이다. 또한, SARS, 신종플루, 메르스 등과 같은 생소한 감염성질환은 과학적 불확실성과 통제의 어려움으로 인해 향후 우리나라의 사회적 위기를 언제든지 초래할 수 있을 것이다. 공중보건 위험에 대한 불확실성을 논의하고 체계적인 대응마련을 위해서는 관련분야에 대한 기술개발과 더불어 민관합동 리스크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구축하여 다양한 공중보건 위기를 사전에 저감하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공중보건 리스크커뮤니케이션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정부 내 전담조직과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리스크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이 향후 공중보건 위기 발생 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집단과 미디어 그룹 등과의 협업을 통해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할 수 있어야만 할 것이다.

Peer Reviewers' Commentary

이 논문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메르스 사태에 대한 정부의 위기소통 대응을 평가하고 국제기구 및 일부 선진국의 소통 전략을 고찰하여 현재 우리나라 메르스 대응 상황에서 필요한 소통 전략을 제시하였다. 우리나라에서 MERS가 의료수준과 비교하여 뜻밖에 널리 확산된 원인을 날카롭게 지적하였고, 미래에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였다. 이 논문의 가장 큰 장점은 메르스 대응 실패의 원인을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상세히 분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MERS가 종식될 즈음에 MERS 관련 분석고찰 논문을 발표한 점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생각된다. 이 논문을 정부가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미래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전염성 질환에 대한 위기관리 및 소통체계를 수립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리: 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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