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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and Kang: 우리나라 의학용어의 정비 방향

Abstract

The first Medical Terminology was published by the Korean Medical Association in 1977 in Korea. Since then 4 more editions of Medical Terminology have been published. The final one, the 5th edition was published in 2009. Among these, in the 3rd edition, almost all of the medical terms were words in Chinese characters. In contrast, the 4th edition had been completely changed. Almost all of the terms were Hangul (Korean language) terms. The 5th edition accepted both terms in Chinese characters and Hangul terms. Owing to this major shift in medical terminology, users of medical terms have been greatly inconvenienced. At present, the Medical Terminology Committee of the Korean Medical Association are carrying out the work of selecting the representative term for each medical term. Medical terms should be easily understandable because medical terms are used by lay people as well as medical doctors. For easy and efficient communication between the doctor and the patient, it is not important whether the term is in Chinese characters or Hangul terms. The work of selecting representative terms should be carried out in rational way. Close communication and cooperation between the Medical Terminology Committee of the Korean Medical Association and each academic medical society in the Republic of Korea is necessary for consistency in establishing medical terminology. A system for collection and translation of medical terms newly coined and imported from abroad should be developed.

jkma-56-86-au001

서 론

의학용어는 전문용어로서 의사들뿐만 아니라 치과의사, 한의사, 수의사 및 의료관계 종사자(간호사, 물리치료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의무기록사, 작업치료사 등)와 일반인들도 함께 사용한다는 점에서 다른 분야의 학술용어와는 성격이 다르고 정비에 있어서 고려해야할 점들이 많다. 이번 시론에서는 과거의 의학용어집의 편찬역사를 뒤돌아보고 향후 정비 방향에 대해서 제언하고자 한다.

우리나라 의학용어집의 편찬사

우리나라에서는 1977년 11월 5일에 대한의학협회 발행 의학용어집(제1집)이 최초로 출간되었다. 1976년 7월 1일에 대한의학협회기구에 의학용어제정심의위원회(위원장: 전종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설치되어 1년여 만에 용어집이 나오게 되었다. 1983년 5월 30일에 대한의학협회에서 발행한 영한·한영 의학용어집 제2집이 출간되었으며 약 4만 표제어를 수록하였다. 대한의학협회는 1983년에 의학용어실무위원회(위원장: 지제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를 구성하여 의학용어집 제3집의 편찬에 들어가 13만여 개의 용어를 수록한 용어집을 1992년 5월 25일에 발간하였다[1]. 이어 1993년에 새로 구성된 대한의학협회 용어실무위원회(위원장: 정인혁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해부학회가 발행한 해부학용어를 대폭 수용하였고, 어려운 한자식 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옮기는 작업을 대대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한자용어가 용어집에서 사라졌다. 실무위원회는 그동안 써왔던 한자의 병기를 완전히 배제하였고, 용어의 나열방식을 그동안의 용어집 형식에서 사전형식으로 변경하였다. 여기에 수록된 용어는 약 50,000개로서 2001년 1월에 의학용어 제4집이 발간되었다[2]. 거의 혁명적 개정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기존 한자용어에 익숙해 있던 기성세대 의료인들의 반발과 저항을 유발하였다.
이에 대한의사협회에서는 2006년 5월에 의학용어실무위원회(위원장: 강종명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를 새로 구성하고 의학용어 제5판의 편찬에 착수하였다. 제5판의 중요한 작업 원칙을 다음에 요약하였다. 첫째, 의학용어집 제4판의 쉬운 한글용어 채택의 정신을 살리되, 생소한 한글용어에 불편을 느끼는 사용자를 위해 기존의 한자용어를 병기하였다. 이 경우에 사용자의 기호에 따라 어떤 용어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둘째, 용어의 배열은 한글용어를 앞에 두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순수한 임상용어는 한자용어를 앞에 표기하였다. 한글과 한자용어는 가능한 서로 짝을 짓게 하였다. 셋째, 복합용어의 배열은 제4판에서의 사전식 배열과 3집에서의 배열 형식(알파벳 순서대로 배열)을 함께 채택하여 사용자의 편리를 도모하였다.
위와 같은 원칙으로 작업을 진행하여 50여 회의를 거치고 각 전문의학회 의학용어위원장으로 구성된 전체 의학용어위원회를 3번 소집하여 공청회를 통해 학회의 의견을 수렴하였다. 또한 수차례에 걸쳐 각 전문의학회에 작업본을 발송하여 학회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하였다. 2009년 4월에 의학용어집 제5판을 발간하였으며 표제어는 50,000여개였다[3]. 이 용어집은 3집과 4집의 절충형으로서 한글용어와 한자용어를 병기하였고 용어의 사용은 사용자의 선택에 맡겼다는 것이 특징이다[4].
제5판이 발간된 후에 각 용어마다 한글과 한자용어가 병기되어 있는 것이 불편하므로 어떤 한 개의 용어를 권장용어로 선정해 주기를 바라는 요청이 많았고, 의학교육, 초중고교과서, 의학논문 및 의학교과서, 의사국가고시, 전문의시험, 질병통계에서의 의학용어의 통일이 절실하게 대두되었다. 이에 따라 2009년 5월에 제6판 의학용어 실무위원회(위원장: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강종명 교수)가 구성되어 권장용어 선정작업에 들어가게 되었다.
권장용어 선정 작업은 다음과 같은 원칙에 따라 진행하였다. 첫째, 개념을 쉽고 명확히 전달하는 용어를 선정한다(marginal keratitis 가장자리각막염, 변연각막염). 둘째, 간결한 용어를 선택한다(optic nerve 시신경, 시각신경). 셋째, 의사들 사이에 관용적으로 널리 사용하는 용어를 선정한다(coronary artery 관상동맥, 심장동맥). 넷째, 일반인들도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용어를 선택한다(osteoporosis 골다공증, 뼈엉성증). 다섯째, 음차는 가능한 피하고 번역하도록 한다(exonuclease 핵산말단분해효소, 엑소뉴클레아제). 여섯째, 장기의 이름은 특별한 예외(들문, 날문, 가로결장 등)를 제외하고 모두 한자용어를 사용한다.
위와 같은 원칙에 따라 권장용어 선정작업을 진행하였고 그 결과를 2012년 4월 20일에 각 전문의학회 용어위원장 및 간행위원장들을 초빙하여 공청회를 통해 발표하였다. 이 자리에서 실무위원회의 안에 대해 많은 비판이 있었고 전문의학회의 실제 사용현황과 동떨어진 것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에 따라 중요한 전문의학회의 의학용어위원장이나 간행위원장을 대한의사협회의 의학용어실무위원회 회의에 초빙하여 서로 간에 의견 조율의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합의가 된 용어가 약 230여개 되었고 현재 복합용어들에 대한 권장용어 선정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12월 21일에는 이혜연 의학용어위원장 주재로 전체 의학용어위원회가 소집되어 권장용어안에 대한 보고와 토의를 거친 후에 이 안이 통과되었다. 애초에 2012년 말까지 모든 작업을 완료하고 인터넷에 올릴 예정이었으나 작업이 지연되어 2013년 2월 말에 인터넷(대한의사협회, 대한의학회, 국립국어원 등)에 올릴 예정이며 모바일 앱을 통해서도 보급할 예정이다. 용어집은 한정된 수량을 인쇄하여 '의학용어집 제5판 개정판'으로 출판할 예정이다. 이번에 선정되는 권장용어와 앞으로 추가되는 권장용어들은 2015년에 발간되는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 11판의 한국어판에 수록될 예정이다.

의학용어 정비의 방향에 대한 제언

이상과 같이 의학용어 정비의 흐름을 보면 제3판은 한자 중심의 용어집이고, 제4판은 한글용어(고유어) 중심의 용어집이며 5판은 둘을 모두 수용한 절충형이다. 이와 같이 한자에서 한글로 다시 한자, 한글로 극과 극을 왔다 갔다 하면서 사용자들은 불편과 혼란을 겪어 왔다. 이제는 대한의사협회 용어위원회에서 목표를 정하고 하나의 방향으로 이끌고 가야 한다.
현재 제6판 위원회에서 권장용어 선정작업을 진행해 왔고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권장용어 선정작업은 쉽지 않은 작업이다. 의학용어가 의사들만이 사용하는 전유물이 아니고 일반인들도 함께 사용하는 용어이며 의사와 환자 사이에 소통이 이루어져야 하는 점을 고려한다면 뜻을 쉽고 명확히 전달하는 용어가 권장용어로 선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쉽다'는 것이 주관적이고 상대적이어서 한자에 익숙한 기성세대는 한자용어가 쉽게 느껴지는 반면에 한자를 모르는 세대는 한자용어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토리'나 '눈확' 같은 고유어도 처음 듣는 사람들에게는 어렵게 느낄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전문용어로서 갖추어야 할 간결성, 다른 용어와의 어울림 등을 고려해야 하므로 권장용어 선정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또 한 가지는 한자용어를 주장하는 사람들과 한글용어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자기 의견만 주장하고 첨예하게 대립하기 때문에 타협점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의학용어에 있어서는 어느 한편만 옳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서로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고 타협하여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는 좋은 용어를 만들어갈 책임이 있다. 가장 좋은 것은 갓 입학한 의과대학생들이 어렵지 않게 느껴지는 용어가 좋은 용어가 아닐까 생각된다.
현재까지는 대한의사협회 의학용어위원회와 각 전문의학회가 서로 간에 소통이 없이 독자적으로 용어 정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해부학회 용어작업이 그러하다. 따라서 대한의사협회의 용어집과 각 학회의 용어가 다르게 번역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는 공통된 원칙을 정하고 서로 긴밀히 협조하고 연락하여 작업을 함으로써 통일된 용어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단 만들어진 용어는 언론 등을 통해 일반인에게 홍보하고 의사들의 학술논문이나 교과서 발행 시에 의학용어집의 용어를 사용하도록 유도하여 만들어진 용어가 정착하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의학의 발전에 따라 새로이 등장하는 용어들이 많은데, 이것들을 수집하고 우리말로 번역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해결되어야 할 과제이다.

결 론

우리나라에서는 1977년에 첫 의학용어집이 발간된 이후에 2009년에 제5판이 발간되었다. 이중에 제3판은 한자용어 위주의 용어집이었으나 2001년에 발간된 제4판 용어집은 완전히 바뀌어서 한글 위주의 용어집이 되었다. 2009년에 발간된 제5판은 한글, 한자용어 모두를 수용하는 용어집으로 나왔다. 이러한 의학용어의 극심한 변화 때문에 사용자들은 많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제6판 위원회에서는 권장용어 선정작업을 진행하여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의학용어가 의사들만이 사용하는 전유물이 아니고 일반인들도 함께 사용하는 용어이며 의사와 환자사이에 소통이 이루어져야 하는 점을 고려한다면 뜻을 쉽고 명확히 전달하는 용어가 권장용어로 선정되어야 한다. 소통에 유리한 용어라면 한자든 한글이든 상관이 없으며 굳이 어느 한 쪽을 고집해서는 안된다. 합리적인 용어의 정착을 위해 서로가 한걸음씩 양보하는 미덕이 필요하다 하겠다. 앞으로 의협의 용어위원회와 각 전문의학회는 공통의 원칙을 정해 놓고 긴밀히 협조하고 연락하여 작업을 함으로써 통일된 용어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새로이 등장하는 용어들을 수집하고 우리말로 번역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해결되어야 할 과제이다.

References

1. Korean Medical Association. Medical terminology. 1992. 3rd ed. Seoul: Korean Medical Association.
2. Korean Medical Association. Medical terminology. 2001. 4th ed. Seoul: Korean Medical Association.
3. Korean Medical Association. Medical terminology. 2009. 5th ed. Seoul: Korean Medical Association.
4. Kang CM. The desirable way for establishment of the medical terms in Korea. Healthc Policy Forum. 2009. 7:98–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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