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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and Kim: 응급의료의 미래전략: 고립과 분절에서 시스템으로

Abstract

The primary role of the emergency medical services system in Korea is to provide quality urgent medical care. However, this system is regularly called on to perform additional roles such as responding to public health emergencies like the MERS-CoV outbreak and contributing to suicide prevention and chronic disease management. Despite substantial increases in the quantity and utilization of emergency medical services such as ambulances, the quality of the services has not improved significantly in the past decade. Overcrowding in Korea's emergency departments has threatened patient safety, particularly in large hospitals, with delayed care for patients and an increased risk of hospital-spread infections. To address these problems, the capacity of regional emergency medical centers must be augmented and an even distribution of quality achieved nationwide. The establishment of an organized delivery system for emergency medical services will improve pre-hospital transportation of patients and patient transfers between hospitals. Moreover, the introduction of an incentive system and the active involvement of emergency medical specialists in quality assessment programs are required to encourage providers to improve the quality of emergency medical services. Lastly, to meet the growing demands for emergency medical services, a system of integration between emergency medical care and general medical care should be instituted.

jkma-58-776-au001

서론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는 급성환자에 대한 양질의 진료라는 전통적인 과제를 아직 완수하지 못한 채, 중동호흡기증후 군(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MERS; 메르스)과같은 공중보건위기에 대한 대응, 자살예방, 만성질환관리에 기여해야 한다는 새로운 요구를 받고 있다. 이 글에서는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가 어떤 도전을 받고 있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논의하고자 한다.

응급의료에 대한 도전

1. 양적 성장, 하지만 질적 수준의 정체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는 지난 이십여 년간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1995년에서 2014년 사이에 119 구급차 수는 인구 십만 명당 1.4대에서 2.5대로 약 2배 늘었고, 이송건수는 322,051건에서 1,631,724건으로 약 5배 증가했다[12]. 권역응급의료센터와 권역외상센터와 같은 중증응급환자 진료시설이 늘어났으며, 응급의료기관의 시설, 장비, 인력 기준이 지속적으로 강화되었다[3].
하지만 응급의료체계의 질적 수준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외상환자의 예방가능한 사망률은 1998년 50.4%에서 2004년 39.6%로 낮아진 후, 2010년 35.2%로 정체되어 있다. 선진국의 예방가능한 외상사망률은 약 5-10%에 불과하다. 심정지 환자의 생존 후 퇴원율은 2006년 2.3%에서 2012년 4.7%로 크게 개선되었다. 하지만, 급성심근경색증 환자의 입원 30일 이내 사망률은 2007년 9.3%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5.0%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응급의료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한 응급환자의 분율은 2004년 21.4%에서 2010년 4.9%로 오히려 감소하였다[4].

2. 응급실 과밀화와 위협받는 환자안전

응급실 과밀화는 응급환자의 진료를 지연시키고 사망률을 증가시킨다[5]. 또한 과밀화는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감염병 확산의 중대한 위험요인이다. 전체 메르스 환자의 약 절반이 응급실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대형병원 응급실의 과밀화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과밀화 지수가 높은 상위 20개 병원의 평균 과밀화 지수는 131로 평균적으로 응급환자 수용능력의 1.31배에 달하는 환자가 응급실에 체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6].

3.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응급의료

응급의료는 전통적인 응급환자진료를 넘어서 만성질환관리, 자살예방, 메르스와 같은 공중보건위기 대응과 같은 새로운 역할을 요구 받고 있다[7]. 응급의료는 자살 시도자를 찾아내 사례관리를 받도록 함으로써 자살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8]. 노인환자의 경우, 응급의료와 입원의료 사이에 연계와 조정이 이뤄지면 진료결과가 좋아지고 입원기간이 짧아진다[9]. 응급실은 지역사회에 발생하는 감염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도 유용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응급의료는 이러한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자살 시도자에 대한 사례관리는 최근 일부 응급실에서 시도되었으나, 보편적인 응급의료기능으로 자리매김되어 있지 않다. 노인환자와 만성질환자에 대한 응급의료와 다른 진료의 연계와 조정은 본격적으로 논의되지도 못하고 있다. 최근 메르스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응급실은 감염병 감시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할 뿐만 아니라 감염병 자체에 극도로 취약하다.

응급의료의 미래 전략

1. 권역응급의료센터 강화를 통한 중증응급환자 진료능력 강화

응급환자의 예방 가능한 사망률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은 응급의료에서 최종진료기관인 권역응급의료센터(권역센터)의 중증환자 진료능력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중증응급환자의 전원율은 약 20%로 매우 높은 수준이며, 이들은 전원되지 않은 중증응급환자에 비해 사망률이 4배 더 높았다. 중증응급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전원되는 이유는 중환자실이 부족하거나(40%), 응급수술팀이 없었기 때문이었다(32%). 따라서 권역센터의 응급수술팀과 중환자실을 확충하는 등 중증응급환자 진료능력을 대폭 강화함과 동시에 적정 수의 권역센터를 전국적으로 고르게 분포시켜야 한다. 또한 중증응급환자 진료에 대한 건강보험수가를 원가 수준 이상으로 인상하여 권역센터의 중증응급환자 진료기능을 뒷받침해야 한다.

2. 응급의료전달체계 구축: 병원 전 환자이송과 병원 간 전원

예방가능한 사망률이 낮아지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응급의료전달체계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급대원이 중증응급환자를 권역센터가 아닌 곳으로 이송하거나, 중증응급환자에게 최종진료를 할 수 없는 병원이 환자를 신속하게 권역센터로 전원시키지 않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급대원의 환자평가능력을 강화하고, 병원 전 단계 환자분류지침을 도입하고 그 성과를 모니터링하며, 병원 간 전원지침을 도입하고, 병원 간 전원을 조정하는 통신센터인 '전원조정센터'를 설립·운영하고, 중증응급환자의 흐름을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전원조정센터'는 119에서 전원조정기능을 담당할 수도 있고, 별도의 센터를 설립할 수도 있을 것이다.

3. 양질의 응급의료에 대한 보상체계 도입

응급의료의 질적 수준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좋은 질의 응급의료에 대한 재정적 및 비재정적 보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응급의료기관평가는 평가지표의 사회적 영향력이 크지 않고, 응급의료전문가의 수용성이 낮아 질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또한 평가결과에 따른 재정적 인센티브의 규모가 너무 작아 응급의료기관의 질 향상 노력을 유인하지 못했다.
먼저 응급의료전문가들이 응급의료기관평가제도의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전문가의 수용성이 높은 평가제도로 전환해야 한다. 동시에 시민과 환자의 참여를 보장하고 평가제도 운영의 투명성을 높여 병원과 전문가의 부적절한 이해관계가 반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평가기준을 개선하고 특히 과밀화 지표의 가중치를 크게 높여야 한다. 이와 함께 응급의료 질 평가 결과와 응급의료수가를 연계해야 한다. 수가 차등의 수준은 병원진료체계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해야 한다.

4. 응급실 과밀화 해소방안 도입

응급실의 과밀화는 병원이 외래환자 위주로 병동, 중환자실, 수술실을 운영하기 때문에 주로 발생한다. 즉 응급진료 이후에 병실, 중환자실, 수술방이 부족해서 응급실에 장시간 머무르기 때문에(산출요인) 응급실이 과밀화되는 것이다. 외래를 통해 입원하는 환자들은 중증도가 낮아 노력이 적게 들고, 예측가능성이 높아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병원에 많은 응급환자가 몰리는 것도 과밀화에 기여하기는 하나(투입요인), 이는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다. 따라서 응급실 과밀화를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병원이 응급환자에게 우선적으로 병실, 중환자실, 수술방을 배정하는 체계로 바꾸도록 해야 한다.
응급실 산출요인에 대한 관리를 통해 응급실 과밀화를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응급환자를 우선적으로 입원시키기 위한 응급환자 입원료 가산제도, 입원 대기 응급환자를 수용하는 관찰병상제도, 응급실 과밀화가 일정 수준(예: 100) 이상이면 빈 병상이 없어도 입원해야 할 환자는 병동으로 올려 보내는 hallway protocol을 도입해야 한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과밀화 수준과 응급의료수가를 차등하는 것과 같은 강력한 제도적 유인이 연계되어야 한다.

5. 의료체계와 응급의료체계의 통합

만성질환관리, 자살예방, 메르스와 같은 공중보건위기 대응과 같은 새로운 응급의료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응급의료와 일반 의료체계 사이에 연계와 통합을 강화해야 한다. 만성질환자의 과거 진료정보를 활용하면 응급상황에서도 환자상태에 보다 적합한 응급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응급실에서 자살 시도자와 같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환자를 찾아내고 관리할 수 있다. 응급실 내원 환자의 증상이나 징후를 바탕으로 감염병이나 생물테러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응급의료에서 이 같은 새로운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각 주제별로 진료모형을 개발하고, 평가한 후, 확산시키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결론

우리나라 응급의료는 이중적 과제를 안고 있다. 응급환자에게 양질의 진료를 제공하는 전통적인 역할과 함께 만성질환관리와 공중보건영역에서 새로운 역할을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중적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응급의료체계 내에서 고립과 분절을 극복하고, 응급의료와 일반 의료체계 간의 연계와 통합을 강화해야 한다.

References

1. Ministry of Public Safety and Security. Fire administration data and statistics. Seoul: Ministry of Public Safety and Security;2015.
2. National Emergency Medical Center. Emergency care statistics 2014. Seoul: National Emergency Medical Center;2014.
3. Seok W. Development of the emergency medical services system. Seoul: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Korea Founda-tion for International Healthcare;2014.
4. Kim Y. Performance assessment of the emergency medical cen-ter and quality incentive. HIRA Poilcy Brief. 2015; 9:31–41.
5. Hoot NR, Aronsky D. Systematic review of emergency depart-ment crowding: causes, effects, and solutions. Ann Emerg Med. 2008; 52:126–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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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13 Performance evaluation of emergency medical center and strategic plan. Sejong: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2014.
7. Delbridge TR, Bailey B, Chew JL Jr, Conn AK, Krakeel JJ, Manz D, Miller DR, O'Malley PJ, Ryan SD, Spaite DW, Stewart RD, Suter RE, Wilson EM. EMS agenda for the future: where we are, where we want to be. EMS Agenda for the Future Steering Committee. Ann Emerg Med. 1998; 31:251–263.
8. Seoul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Development of ED-based system of man-aging patients who attempted suicide. Seoul: Seoul National University Hospital;2013.
9. Carpenter CR, Platts-Mills TF. Evolving prehospital, emergency department, and "inpatient" management models for geriatric emergencies. Clin Geriatr Med. 2013; 29: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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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CID iDs

Yoon Kim
https://orcid.org/http://orcid.org/0000-0001-7257-1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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